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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효모 대체…지리산 산수유 효모로 전통주 만든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5 12:00

수정 2022.02.15 12:00

국립생물자원관-주류면허지원센터, 주류전용 자생 효모 6균주 발굴
[사진=환경부] /사진=fnDB
[사진=환경부] /사진=fnDB


[파이낸셜뉴스]우리 고유의 자생 효모로 만든 전통주가 출시된다. 그간 전통주를 만들 때 대부분 수입 효모가 사용됐는데, 이를 대체할 주류 전용 자생 효모 6균주를 찾아내 수입대체효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우리 전통술의 맛을 담은 주류 생산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중 감미료 첨가 없이 천연 단맛을 내는 2개 균주를 이용한 탁주와 약주가 먼저 개발됐다. 자생 효모를 사용해 고유성과 정통성이 강화된 전통주를 올 상반기 맛보게 될 전망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국세청 주류면허지원센터와 공동연구를 거쳐 수입 효모를 대체할 주류 전용 자생 효모 6균주를 찾아냈다고 15일 밝혔다.


이 가운데 지리산 산수유 열매에서 분리한 자생 효모 2균주는 인공감미료 첨가 없이도 천연 단맛을 낸다. 남원시는 이 두 균주를 적용한 약주·탁주 등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 두 균주가 초기 발효속도가 빠르고, 발효 후 단맛과 감칠맛 등 풍미가 탁월하다고 보고, 올해 2월 중순 특허를 출원했다.

약주나 탁주, 증류주 등 전통주에 쓰이는 효모는 술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대다수 양조장에선 수입 제빵용 효모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주류용 효모 제공업체가 단 2곳 뿐인데다, 효모의 종류도 매우 한정적이라 특색있는 막걸리를 찾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하기 어려웠다. 국내 효모 시장은 연 230억여원(8000여t)에 달하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독특한 맛과 향을 내는 우리 고유의 자생 효모 균주를 발굴할 필요가 제기돼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제주도, 지리산 등 전국 각지의 야생식물 꽃이나 열매 등으로부터 효모 1700여 균주를 분리·배양해 보존 중이다.

그중 안정적으로 배양되며 발효 능력이 있는 효모균인 '사카로마이세스 세레비지애' 88균주를 대상으로, 주류면허지원센터와 공동으로 2017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전통주(약주·탁주·증류주), 과실주, 맥주 등 주종별 발효에 적합한 효모 선발 연구를 추진했다.

그 결과, 약주 발효에 최적인 효모 2균주, 탁주용 2균주, 증류주용 1균주, 맥주용 1균주 등 6균주를 선정했다. 또한 효모의 발효만을 이용해 당분이나 인공 감미료를 추가하지 않고도 단맛(스위트)을 내는 약주와 탁주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전통주는 15~17%의 알코올 함량을 유지한 채 발효가 완료돼 원료 전분에서 나온 당이 그대로 남아 있어 천연의 단맛을 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11일 남원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통주를 생산하는 남원 지역 내 양조장에 지리산 산수유 열매에서 분리한 자생 효모 2균주를 이달 중순 제공한다.

남원시는 고품질 액상 효모의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관련 전통주가 출시될 예정이다. 액상 효모는 건조효모에 비해 고유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고, 다양한 새로운 균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효모 균주를 최대 활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사용한다. 최근 독특한 풍미의 전통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고객의 취향에 따른 맞춤형 균주를 액상 효모 형태로 제공할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앞으로 남은 4개 균주에 대해서도 드라이용 탁주와 약주, 증류주, 맥주 개발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 현재 보유 중인 효모 균주를 대상으로 제빵용 우수 균주 발굴 및 소재를 개발하는 한편, 자생하는 야생식물에 서식하는 효모를 지속해 분리·배양하여 활용 가능한 자원의 다양성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정부 기관 2곳이 우수한 자생 효모를 찾아낸 후,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특산품 개발을 지원한 성공적인 협업사례"라며 "앞으로 제주도 등에서 분리한 균주들에 대해서도 지역 특산 명품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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