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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주식매매 과정에서 양도시기 등을 조작해 133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구본상 LIG그룹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25-1형사부(권성수·박정제·박사랑 부장판사)는 오는 1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를 받는 구본상 LIG그룹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5년 경영권 승계를 위한 주식매매 과정에서 양도가액과 양도시기를 조작해 133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구 회장 등은 2015년 5월 말 자회사인 방산업체 LIG넥스원의 공모가를 반영한 LIG의 주식 평가액이 주당 1만481원임에도 주당 3846원으로 허위 평가하고, 한 달 뒤 허위 평가한 금액으로 주식거래를 해 금융거래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인 대주주가 상호 간 주식을 매매할 경우 매매 후 3개월 이내에 유가증권신고 예정인 자회사의 공모가를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LIG 주식 매매 당시 반영했어야 할 LIG넥스원의 공모가 반영을 피하기 위해 주주명부와 명의변경일을 2015년 4월로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른 유가증권신고를 최초신고일이 아닌 공모가격 확정신고로 해석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유가증권신고를 최초증권신고일로 보면 증여세 신고기한까지 가격이 확정되지 않아 납세자는 기한 내에 납세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의무를 강요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LIG넥스원의 공모가격 확정신고일은 2015년 9월 20일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LIG넥스원 공모가를 반영해야 하는 3개월을 벗어나 납세의무자로서의 조세채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구 회장 등이 재무관리팀 직원들에게 조세포탈을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LIG 주식 거래 당시 구 회장은 충주구치소에, 구 전 사장은 여주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며 "이들이 등기 서신을 통해 LIG 주식거래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보고 받았다고 보기 어렵고, 서신에도 구체적 조세포탈행위가 언급돼있지 않다"고 했다.
앞서 구 회장과 구 전 사장은 2013년 2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로 기소돼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을 확정받고, 2016년과 2017년 각각 만기 출소했다.
LIG그룹 측은 이날 재판이 끝난 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향후 책임경영으로 국익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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