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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팔아도 후회, 지금은 쉴때" 펀드매니저도 현금 쌓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16 18:03

수정 2022.02.16 18:03

美 1조달러 운용 펀드매니저
현금 보유비율 5.3%로 상승
2020년 팬데믹 초기 이후 최고
국내 주식형 펀드 예금 규모 최대
"사도 팔아도 후회, 지금은 쉴때" 펀드매니저도 현금 쌓는다
'주식투자 난이도 최상, 차라리 현금보유하자.'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투자를 쉬면서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운용 자산 1조달러 이상인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비율이 1월 5%에서 2월 5.3%로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지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글로벌 투자은행 UBS가 최근 고액 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월 4~24일까지 100만달러 이상의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 4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현금 비중을 10% 이상으로 늘렸다고 답했다.

국내도 비슷한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가 보유 중인 예금 규모는 총 2조5289억원에 달한다. 월말 기준으로 2009년 5월 이후 최대다. 펀드 매니저들이 주식을 담기보다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미국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데도 현금을 들고 있는 이유는 올해 자산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수익 내기 어려운 장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MSCI세계지수는 올들어 6%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국채와 회사채를 추종하는 블룸버그멀티버스지수도 3.5%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영국 영란은행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통화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기 대비 7% 급등하며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1월 CPI가 전년동월 대비 7.2% 오르는 등 상승폭이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급격한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경기회복을 방해하고 주식 등 위험자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팽배하다.


UBS는 "고액 투자자 중 상당수가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3월 금리인상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고액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UBS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올해 미국 증시 약세장을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초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전례없는 수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시장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며 회사채 전망을 '비중 축소'로 낮추고 고객들에게 현금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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