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 보호…사업 재평가 기대
KT가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부문을 분할해 'KT클라우드'를 새롭게 설립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물적분할이 아닌 현물분할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최근 물적분할 이슈로 모기업 주가가 급락한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증권업계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 등 앞선 물적분할 사례와 달리 KT클라우드 분사가 KT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주가치 보호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전날 클라우드와 IDC 사업을 분리, 4월 1일자로 신설법인인 '케이티클라우드'를 출범한다고 공시했다. KT는 분당, 강남 목동, 용산IDC 등 장부가 약 9000억원 규모의 클라우드 및 IDC 사업부 자산을 포함해 현물 1조6000억원, 현금 15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KT는 KT클라우드 주식 100%를 취득한다.
그간 시장에선 KT가 물적분할로 클라우드사업 부문을 독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물출자를 택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이 기존에 사용 중인 통신망, 전산 인프라, 건물 등을 KT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신규법인을 설립해 일부 클라우드 사업을 선별적으로 이관하는 현물출자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문을 떼어 내 새 회사를 만들고 지분 100%를 보유하는 방식이다. 신설 자회사의 실적이 모회사 재무제표에 반영돼 원칙적으로 모회사의 가치나 주식에 변동이 없다. 이 때문에 인적분할과 달리 모회사 주주들은 신설법인(자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한다. 문제는 100% 자회사가 되는 사업부문이 기존 회사에서 성장잠재성이 큰 핵심사업부라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되는 클라우드와 IDC 사업부의 실적은 지난해 KT 연결 매출액의 1.8%, 별도 매출액의 2.5%로 비중이 높지 않다"며 "분할로 인해 별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며 주요 투자포인트 중 하나인 배당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고 판단했다.
KT도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자회사 상장 시 KT 주주 대상으로 자회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는 정관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기업분할 관련 제도개선이 법제화되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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