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종목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수 차례 점프 실수에 5위...최종 4위로 '노메달'
취재진, 발리예바 보이콧
KBS·SBS 쇼트 연기 3분간 '침묵'
미국 NBC 또한 발리예바 순서에 '침묵'
수 차례 점프 실수에 5위...최종 4위로 '노메달'
취재진, 발리예바 보이콧
KBS·SBS 쇼트 연기 3분간 '침묵'
미국 NBC 또한 발리예바 순서에 '침묵'
발리예바는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수 차례 점프 실수를 저질렀다. 전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프리 스케이팅은 5위에 그쳐 최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도 경기장은 관중과 취재진으로 가득했다. 발리예바가 등장하자 팬들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미국 선수단은 발리예바의 순서가 되자 경기장을 나가 버렸다. 발리예바를 응원한 것은 오로지 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분위기를 잘 모르는 일부 중국 팬들뿐이었다.
발리예바는 경기 후 눈물을 흘렸고 자신의 인형을 안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도 발리예바는 환영받지 못했다. 취재진은 발리예바 인터뷰를 사실상 보이콧했다. 발리예바도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싸늘한 분위기 속에 발리예바는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발리예바는 도핑 논란이 불거진 뒤 베이징에서 가진 공식훈련 때마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외면했다.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을 1위로 마친 뒤 1~3위 선수가 참석하는, 같은 건물의 기자회견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발리예바가 이날 쇼트프로그램에 예정대로 출전하자 현장의 국내 방송사 중계석은 침묵으로 항의를 표했다. KBS와 SBS 해설진은 발리예바가 쇼트 연기를 펼친 약 3분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연기가 끝나고 주요 장면이 재생될 때 점프 실수 등만 간략히 언급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금지 약물을 복용하고도 떳떳이 올림픽에서 연기한 선수에게는 어떤 멘트도 할 수 없다"며 "어릴 때부터 훈련해 출전 자격을 얻은 다른 선수들, 정정당당하게 싸워온 그들의 노력은 뭐가 되나"라고 비판했다.
KBS 곽민정 해설위원은 "그 많은 걸 책임지려면 (발리예바가) 출전하지 말았어야 하지 않나"며 "가장 화나는 건 이 선수 탓에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미국 해설진도 침묵을 지켰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부터 NBC방송 해설을 맡아온 세계적 피겨 스타 출신 해설자 타라 리핀스키와 조니 위어는 이날 발리예바의 연기 순서에서 거의 입을 떼지 않았다. 평소 쾌활한 어조로 선수의 연기를 설명하거나 피겨스케이팅계 내부의 이야기를 풀어놓았지만 발리예바에 대해선 전문적 분석이나 연기에 대한 언급 없이 점프 관련 두 차례 정도의 발언만 했다.
한편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25일 열린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실시한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로 지정된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 검사 결과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된 후 지난 8일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에 전달됐으나 발리예바 측의 이의 제기를 받아들였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도 발리예바의 손을 들어줬다. 발리예바가 만 16세 이하 보호선수에 해당하는 점, 도핑 양성 통보가 늦어 반박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소를 기각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CAS의 '발리예바 출전 가능' 결정을 받아들여 '도핑파문'에도 불구하고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 일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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