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 이번주 설득 나설 가능성. 다만 단일화 방식 여전히 평행선
[파이낸셜뉴스]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단일화 협상 제안 철회 및 선거 완주 의지를 밝히면서 야권 단일화 논의가 최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안 후보가 지난 13일 여론조사 100%를 통한 후보 단일화 방식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제안한 지 일주일만의 논의 결렬 선언이다. 공식선거운동 돌입 이후에도 여야 선두 주자간 박빙 상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대 변수였던 야권 단일화가 무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대선정국이 또다시 거센 격랑을 맞는 형국이다.
다만 안 후보의 이번 논의 결렬 선언을 고리로 이번 주 양측간 물밑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 安 "尹 측근들 내 뜻 폄훼·왜곡"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록 험하고 어렵더라도 저는 제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며 단일화 제안 철회를 선언했다. 또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석열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그동안 쌓였던 섭섭함도 드러냈다.
그는 "고심끝에 '또 철수하려고 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감수하면서까지 일주일전 단일화 제안을 했다"며 "하지만 윤 후보는 가타부타 아무 대답이 없었다"고 했다. 또 윤 후보 주변에 대해서도 "오히려 윤 후보의 뜻이라며 제1야당의 여러사람들이 끼어들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단일화 논의는 당장 꼬인 실타래 풀기가 난제로 떠오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윤 후보가 이번 주 전격적으로 안 후보 설득에 나설 가능성이 제가되고 있지만 이같은 앙금을 풀기 위해 내줘야 할 게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이번 유세버스 사고로 안 후보의 독자 완주 결기가 더 살아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안 후보는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 재협상 가능성에 "처음부터 새롭게 실무자간 협상을 해서 후보가 또 만나는 게 물리적으로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더이상 협상은 없다'는 입장보단 윤 후보가 제안한 '담판'을 통한 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尹, 당황속 단일화 옵션 부담 가중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철회로 당장 윤 후보나 국민의힘 선대위 지도부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야권 안팎에서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이 연일 두 사람의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이날 이양수 캠프대변인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 철회 기자회견에 대해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국민께 실망을 드려서는 안된다"며 "안 후보께서 말씀하신 충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야권에선 향후 두가지 시나리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윤 후보가 이번 주 안 후보와의 '최종 담판'을 시도하면서 단일화 논의의 불씨를 살리는 방안이다.
그러나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100% 방식을 통한 단일화는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 우려 등으로 받기가 쉽지 않은 점에서 윤 후보측 고민도 깊어 보인다. 내부 교통정리도 필요해 보인다. 이준석 대표가 단일화에 부정적이라는 점에서 설득 과정에 내부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해법 찾기 딜레마 여전
다른 시나리오는 양쪽이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안 후보 고사작전에 나설 가능성이다.
다만 안 후보 지지율이 단기간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초박빙인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더 좁혀질 경우 단일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여 현재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이날 데일리안 의뢰로 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20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윤 후보 47.6%, 이 후보 39.8%로 격차는 7.8%p였다. 안 후보는 7.0%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휴대전화 RDD 90%, 유선전화 RDD 10% 방식, 응답률 8.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 2위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다면 야권 입장에선 단일화는 여전히 완성이 필요한 필수조건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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