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NG업계 생산량 확대
러시아, 천연가스 무기화 막나
한국, 일본 등 LNG스와프도 주목
러시아, 천연가스 무기화 막나
한국, 일본 등 LNG스와프도 주목
【도쿄=조은효 특파원】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올해 액화천연가스(LNG)생산량을 전년대비 20%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불거질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대란에 대응한 시장의 선제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LNG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20% 늘어난 약 1억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량으로는 세계 1위다. 미국의 LNG 신규 투자도 3년 만에 재개돼 8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에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서 연간 생산능력 1100만t규모의 새 LNG 플랜트가 가동된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LNG 등 추가 생산량의 일정 부분은 유럽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국 등 서방세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경제제재를 가한다는 계획이나,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2차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은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40%를 러시아에서 수입해 쓰고 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밸브를 잠그는 순간, 유럽 경제에 타격이 가해질 수 밖에 없다. 러시아산 의존도를 낮추는 게 관건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LNG 업계가 생산 확대에 나서면서, 경제안보 리스크가 다소 경감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고조되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미국산 LNG의 유럽 수출량은 전년 동월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시장조사회사 케플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LNG 수출량의 약 60%인 430만t이 유럽으로 향했다. 반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지난달 유럽연합(EU) 수출량은 580만t으로 전년 동월대비 40% 감소했다.
유럽 내 LNG공급 안정을 위한 일본, 한국 등의 LNG 스와프(교환)움직임도 주목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9일 미국, 유럽의 요청에 따라 LNG 수입량 일부를 유럽으로 보내주기로 결정했다. 일본이 계약한 LNG 수입 물량 가운데 일부가 3월 유럽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나, 물량은 수십만t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 내 LNG 수급 상황도 빠듯해, 어디까지나 미국의 요청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취지에 부합하는 성의 표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정부도 LNG 지원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우방들로부터 LNG 물량을 확보해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일본처럼, 천연가스 계약 물량을 스와프하는 방식으로 LNG 수송선을 EU쪽으로 돌릴 의사가 있는 바이어들도 있다"고 발언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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