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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현대백화점이 쇼핑백을 친환경 제품으로 전격 교체한다.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업계 친환경 경영 실천을 선도하기 위해 100% 재생용지로 제작한 친환경 쇼핑백을 사용키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21일 100% 폐지로 만든 친환경 쇼핑백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더현대 서울에서 친환경 쇼핑백을 시범 운영한 뒤 오는 4월부터 압구정본점 등 전국 16개 현대백화점 모든 점포에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쇼핑백은 총 4종이다. 연간 약 800만장에 달하던 기존 쇼핑백을 친환경 쇼핑백으로 모두 대체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1985년부터 압구정본점 개점 이후 색상과 내구성이 뛰어난 고급 용지로 쇼핑백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제공해왔다.
이번에 도입하는 친환경 쇼핑백은 황색의 100% 재생용지로 만들어졌으며, 친환경 요소와 현대백화점의 상징 색깔 중 하나인 그린을 활용해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재활용을 고려해 코팅이나 은박 등 일체의 추가 가공을 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백화점업계에서 재생용지로 만든 친환경 쇼핑백만을 사용하는 건 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백화점들은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다양한 색상의 쇼핑백이 고객들의 쇼핑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데다, 외부에 백화점의 고품격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다 보니 디자인과 내구성 등 품질에 많은 신경을 써왔다.
이번 친환경 쇼핑백은 지난해 2월부터 친환경 경영활동 강화를 위해 현대백화점이 시행 중인 친환경 캠페인 '프로젝트 100'의 첫 성과이기도 하다. 프로젝트100은 '100% 재활용 소재만을 활용해 친환경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쇼핑백 개발을 위해 지난해 2월부터 약 1년간 서울대 산학 연구팀, 강원대 제지공학과, 페이퍼 코리아 등 외부 전문 기관과 손잡고 소재 개발과 친환경 생산 프로세스 구축에 나섰다. 우선 친환경 쇼핑백의 내구성을 갖추기 위해 약 5개월간 신문지, 종이박스 등 각 폐지별 성질을 연구했다. 또 찢어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시험도 반복했다.
현대백화점은 이와 함께 유통업계 최초로 '자원 순환 시스템'도 구축했다. 자원 순환 시스템이란, 자체 발생하는 폐기물을 회수 및 수집해 원료화하고, 이를 활용해 재활용품을 생산해 자원 절약과 탄소 배출 감소를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시스템을 적용해 본사는 물론, 16개 점포에서 발생하는 포장 박스, 서류 등 매년 약 8700t의 폐지를 자체 수거한 뒤 쇼핑백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통상 제조업체들이 환경보호 등을 위해 '자원 순환 시스템'을 도입한 적은 있지만, 유통업체가 자발적으로 도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백화점에서 발생한 폐지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쇼핑백을 만들어 다시 사용함으로써 자원 절약 등 실질적 환경 보호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친환경 쇼핑백 도입을 통해 매년 기존 쇼핑백 제작에 사용되는 나무 약 1만3200그루(약 2000여t)를 보호하고, 약 3298t의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친환경 쇼핑백을 백화점에 우선 도입한 뒤, 아울렛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자체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재생 용지를 활용해 점포 내에서 사용되는 포장지도 100% 재생용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환경보호와 자원 재순환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기업이 진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갖춘 친환경 경영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고객들이 이용하는 백화점의 특성을 살려 지역 사회와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활동과 지원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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