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화 나서라" 택배노조 공허한 외침…출구 없는 파업 장기화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2 14:40

수정 2022.02.22 14:51

파국 치닫는 택배노조-CJ대한통운…"마지막 기회" vs "불법 여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2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2022 전국 택배노동자 대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2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2022 전국 택배노동자 대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전날인 지난 21일 CJ대한통운 본사 3층 점거를 해제하며 한발 물러섰으나 갈등 국면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택배노조는 여전히 1층 점거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CJ대한통운도 강경대응 방침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파업 장기화로 인한 피해는 비노조원에게 번져 피해만 누적되는 모양새다.

■3층 점거 해제했지만…변함없는 갈등
22일 택배노조는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와 중구 보신각 인근 등에서 집회를 열고 57일째 총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전날부터 물과 소금을 끊는 아사단식에 돌입했다.

택배노조는 지난 10일부터 진행한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를 전날 일부 해제했다.
CJ대한통운이 강경대응 방침을 유지하고 총파업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자 한발 물러나 대화를 유도하는 분위기다.

진 위원장은 전날 집회에서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주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며 "90여개 시민사회종교단체가 총리와 국토부장관에게 면담을 요구하는데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노조에 양보를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갈등이 해소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 1층 점거를 유지하고 서울 곳곳으로 집회 범위를 넓히는 등 완전히 물러서지 않은 데다가, CJ대한통운도 대화에 나설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노조가 1층을 점거하고 불법행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변함이 없다"며 "택배노조는 교섭 대상이 아닌데도 지속적으로 대화를 요구한다는 명분으로 불가능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CJ대한통운은 전날에도 택배노조가 점거 과정에서 방역수칙을 어기고 있다며 보건당국에 "강력한 행정지도를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일에는 공동건조물 침입과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택배노조를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노조원 120여명이 CJ대한통운 곤지암메가허브에 입구를 막고 간선 차량 100여대 출차를 막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뉴스1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노조원 120여명이 CJ대한통운 곤지암메가허브에 입구를 막고 간선 차량 100여대 출차를 막고 있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뉴스1

■터미널 입구 막은 택배노조…비조합원 피해 누적

앞서 고용노동부는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사태에 대해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닌 불법 점거라는 입장을 냈다. 현행법상 노조의 쟁의 행위 대상은 직접 관계에 기반한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계약 관계가 없는 원청을 상대로 한 점거는 불법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앞선 판결과 충돌한다. 중앙노동위는 지난해 6월 택배기사에 대한 CJ대한통운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단체협상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은 이 판정에 행정소송을 제기해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갈등 장기화로 사실상 피해는 비노조원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이 대화에 응하지 않자 택배노조가 또다시 행동에 나선 것이다.
택배노조원 120여명은 이날 오전 경기도 광주에 있는 CJ대한통운 곤지암 택배터미널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간선 차량의 출차에 차질이 빚어졌다. 택배노조는 터미널 입구를 막았고 간선차량 100여대가 2시간가량 터미널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등 출차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전국비노조택배기사연합은 전날 농성이 진행 중인 CJ대한통운 본사 앞을 찾아 "더는 이 무의미한 행동을 이어갈 이유도, 택배노조를 응원해 주는 국민도 없다"며 "파업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가 다시 일해 달라"고 촉구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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