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李-尹 '청년 목돈 마련' 퍼주기 공약 경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3 18:21

수정 2022.02.23 18:21

청년희망적금 예상 초월 호응에
이재명 '재형저축 담은 기본자산'
윤석열 '1억 도약계좌' MZ 공략
李-尹 '청년 목돈 마련' 퍼주기 공약 경쟁
청년 자산형성을 지원하는 청년희망적금이 큰 호응을 얻는 가운데 거대양당 대선후보들이 "청년 목돈 만들기를 지원하겠다"면서 청년 금융공약 경쟁에 본격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청년들이 5년 동안 5000만원 기본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청년기본적금을 만들겠다"고 23일 공약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전날 "매월 70만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7년 만기 시 1억원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주택 공급 등 부동산 공약에 집중하던 후보들이 청년희망적금을 계기로 청년 금융공약을 통한 2030대 민심 구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이날 SNS를 통해 청년희망적금을 확대·개편한 청년기본적금을 공약했다.
청년기본적금은 5년간 약 10% 우대금리와 국가장려금 지원을 통해 청년이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19~34세 대상 청년희망적금은 소득 3600만원 이하로 조건이 있는데 이 후보는 소득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정책본부 핵심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청년희망적금이 대박 났으니까 그걸 적극 확대하자는 취지다. 청년희망적금을 확대한 '끝판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후보 측은 청년 청약통장에 재형저축 기능을 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약통장이 있어도 청약이 어렵다"는 지적을 고려, 청약통장으로도 재산형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재형저축 특징인 우대금리와 이자소득 비과세를 적용하고, 더 나아가 정부가 적립금을 지원하는 방향까지 논의하고 있다.

이 후보는 "기본적금 5000만원과 최대 90%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통해 서울권역 기준 13~25평의 '청년분양주택'을 2억~3억원대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용산공원 청년주택, 내곡동 5만호 청년타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또 청년분양주택 구입 시 현재 기준 2.5% 안팎의 정책 우대금리를 적용해 원리금 상환부담을 덜 예정이다. 이 후보는 "청년기본적금과 청년분양주택의 대량 공급으로 튼튼한 버팀목을 놓겠다"며 "청년세대의 자산형성과 내집마련을 국가가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전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7년 동안 1억원의 목돈을 만드는 '청년도약계좌'를 공약했다. 근로·사업 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가입자가 매월 70만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가입자 소득에 따라 월 10만~40만원씩 보탠다. 이로써 7년 만기가 됐을 때 1억원을 만들어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청년희망적금과 달리 가입자 소득에 따라 정부가 차등 지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윤 후보는 "가입자의 소득이 낮을수록 정부가 더 많이 보태주는 형태"라며 "연소득 4800만원 이상인 사람은 정부가 직접 돈을 보태주는 대신 비과세 및 소득공제 혜택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입자들이 투자운용 형태를 수시로 바꿀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가입자가 투자운용 형태(주식형·채권형·예금형 등)를 선택해 수시로 바꿀 수 있도록 하고,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비과세 혜택을 줄 예정이다. 다만 정부재정으로 운영되는 다른 지원제도와 중복가입은 금지된다. 아울러 윤 후보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와 신혼부부 대상 저리주택담보대출 △취업 후 상환 학자금·생활비 대출 제도를 취업준비생까지 확대한다고 공약했다.

이와 관련, 금융권에서는 '디테일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중은행과 협의를 했는지, 언제 어떤 상품을 낼지, 그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으로서는 실현 가능성을 따지기 어렵다"고 했다. 지금 대박 난 청년희망적금처럼 '대박'을 예측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출시 당시의 금리와 우대조건 등이 금융소비자 개개인에게 유리한지가 중요하다는 점에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