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비·탄소배출 적어 판매 불티
인기모델 쏘렌토 대기만 14개월
정부 저공해차 보급목표선 빠져
업계, 친환경차 이미지 약화 우려
인기모델 쏘렌토 대기만 14개월
정부 저공해차 보급목표선 빠져
업계, 친환경차 이미지 약화 우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전기차의 경우 아직까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짧고, 충전 인프라도 부족해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하이브리드카가 주목받고 있다.
■하이브리드車 1년 이상 기다려야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기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1년 안팎을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수요가 늘었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을 늘리지 못한 탓이다. 만약 이달 차량구매 계약을 한다면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6개월,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7개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8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대기기간만 14개월 이상이다. 전기차가 지난해 처음으로 연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카(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24만2570대가 팔렸다. 판매 규모만 보면 아직까진 하이브리드카가 압도적이다.
하이브리드카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된 이유는 현실적인 친환경차라는 인식 때문이다. 전기차의 경우 운행 시 배출가스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철에는 배터리 성능 저하로 주행거리가 더 떨어진다. 한번 충전하면 500㎞ 이상을 갈 수 있는 전기차도 있지만 아직까진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반면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차지만 전기차의 장점을 갖췄다. 충전하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하며 저속에서는 전기차처럼 모터만 구동되기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없어 승차감이 좋다.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일정 거리는 전기모터로만 주행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내연기관차보단 탄소배출량이 적은 친환경차인 셈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휘발유 가격이 L당 1800원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도 하이브리드카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구간에서는 효율성이 높아 연비가 뛰어난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출가스를 조작한 이른바 디젤게이트, 요소수 사태 이후 디젤차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유가 상승,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자동차업체들도 신형 하이브리드카 출시를 계속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저공해차 목표제에 빠진 하이브리드
다만 환경부는 내년부터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에 하이브리드카를 제외하고 전기차와 수소차만 대상으로 넣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연기관차 성격을 가지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보단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을 더 늘리겠다는 취지다.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는 자동차업체들이 판매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저공해차로 팔지 않으면 기여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기여금은 2023년부터 부과된다. 현재 저공해차는 1~3종으로 구분돼 있고 1종인 전기차와 수소차 외에도 하이브리드카, 일부 휘발유차와 가스차가 포함돼 있다. 올해 저공해차 보급목표는 20%이며 이 중 8∼12%는 전기·수소차인 무공해차로 채워야 하는데, 내년에는 무공해차만 실적에 포함되는 셈이다.
이는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에 한정된 것이며 저공해차의 기준이 변경되더라도 친환경차의 범위에 하이브리드카는 계속 포함된다. 다만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친환경차 범위 조정을 논의키로 했다. 논의 결과에 따라 2025년부턴 하이브리드카가 친환경차에 범위에서 아예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친환경차로 인식되던 하이브리드카의 입지가 좁아지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부 관계자는 "산업부와 업계 의견을 수렴해 상반기 중으로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 기준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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