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신냉전 공포…글로벌 '원자재 대란' 덮친다 [전면전 치닫는 미·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3 18:31

수정 2022.02.23 21:25

우크라, 전국 비상사태 선포
전운 짙어지며 유가 100弗 눈앞
獨, 러 잇는 가스관 사업 중단
국내 천연가스 수급에 악영향
밀 생산 감소땐 식품값도 오를듯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 스차스티예 지역에서 폭격을 받은 발전소가 불타고 있다. 러시아는 전날 이 지역에 대한 군 병력 투입을 결정한 바 있다. 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 스차스티예 지역에서 폭격을 받은 발전소가 불타고 있다. 러시아는 전날 이 지역에 대한 군 병력 투입을 결정한 바 있다. AP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대한 군병력 투입 명령 이후 무력충돌 위험이 커지고 있다. 유럽 내 전쟁 위기감 속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에너지회사 디텍은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 스차스티예 지역의 발전소가 계속되는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네츠크 지역에서는 방송국에서 큰 폭발도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내 분쟁 확산의 공포 속에서 국제유가 기준인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1.45달러(1.5%) 올라 배럴당 96.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99.50달러까지 치솟으며 2014년 9월 29일 이후 최고까지 오르기도 했다. 원유·천연가스 등 수입물가 급등으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3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이 커졌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5억900만달러 적자)에 이어 1월 48억9000만달러 적자로 1966년 무역통계 작성 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월도 1~20일 무역수지 1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발 원자재 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우려가 더욱 커졌다.

추경 17조원가량이 추가로 풀려 원화가치 하락, 수입물가 상승 등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매일 범부처 합동 우크라이나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하는 등 실물·금융시장 불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은 러시아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 에너지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러시아가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는 전체 물량의 30%에 달한다. 원유수입 물량도 4분의 1에 달한다.

미국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중단 시 한국과 일본으로 가는 중동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일시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 경우 국내 천연가스 수급에도 적잖은 영향이 불가피해진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하는 품목은 나프타(25.3%)이고, 두번째가 원유(24.6%)다. 특히 나프타 수입량 가운데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22.8%에 달한다. 나프타,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경우 산업계는 대체재 구입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희귀가스 네온과 크립톤을 주로 수입하는 국내 반도체업계 역시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된 네온 중 28.3%가 우크라이나(23.0%)와 러시아(5.3%)에서 들어왔다. 러시아는 반도체 생산원료인 팔라듐 수출 세계 1위까지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밀의 주요 생산국이기 때문에 식량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의 29%를 차지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임광복 구자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