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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집콕만했던 우리 아이, 또래보다 체중 20% 더 나간다면 '소아비만' [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5 04:00

수정 2022.02.25 04:00

소아비만 방치하면 성장에 걸림돌
성조숙증·성인병 합병증까지 유발
어릴때부터 식습관·생활 관리해야
코로나에 집콕만했던 우리 아이, 또래보다 체중 20% 더 나간다면 '소아비만' [Weekend 헬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새 학기를 앞둔 아이들의 일상도 바뀌었다. 코로나19 감염 전파 가능성에 등교가 중단되고 원격 수업을 받고, 밖에서 신나게 뛰어놀아야 할 때에 집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아이들의 운동량도 크게 줄었다. 외부활동 감소에 따른 운동 부족은 소아 비만의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실제로 노원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운동량 부족과 배달식품 이용 증가로 소아비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아에서 고도비만이 2배가량 증가했다.
음식물 섭취량에 비해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체중이 증가하고 비만이 되는 남자 아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소아비만 역시 각종 성인병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한참 자라나야 할 아이들의 성장에 악영향을 줘 주의가 필요하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는 비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정신적 측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서 교수는 "비만이 반드시 낮은 자존감을 수반하지는 않지만 부모나 교사, 친구들이 그들의 체중에 과도한 관심을 보인다면 아동 스스로가 부적절함을 느끼고 낮은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며 특히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집단생활을 할 때, 비만아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기 쉽다. 실제로 자신감, 자발성, 적극성이 부족하거나 내향적 성격을 가진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래보다 체중 20% 이상 높으면 소아비만

소아에게서 비만을 판정하는 정확한 기준은 확립되어 있지 않지만, 흔히 체질량 지수를 통해 비만의 정도를 평가한다. 체질량 지수가 85 이상~95 백분위 수 미만이면 과체중, 95 백분위 수 이상이면 비만으로 판정한다. 체질량 지수 측정 시 같은 연령, 같은 성, 같은 신장의 소아 표준체중보다 20% 이상 더 나가는 경우다.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도 있다. △같은 나이의 정상아보다 체중과 키가 더 크고, 골 연령이 증가 되어 있다. △여자아이는 둔부, 남자는 몸통에 지방이 쌓여 양이 많아지면 팔, 다리에 축적되고 심하면 배도 튀어나온다. △유선 부분의 지방 축적으로 남아의 유방이 커져 있다. △배나 허벅지 부분 피부에 백색 또는 자색의 줄무늬(살 트임)가 나타나기도 한다. △팔 뒷부분, 허벅지 비만이 흔하고 손은 상대적으로 작고 가늘며, 무릎 밖으로 굴곡된 외반슬(X자 다리)이 나타난다. △목주름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주름이 검게 착색되는 흑색종이 나타나면 당뇨병 위험도가 높으므로 검사가 필요하다.

■어릴 때 비만, 성인 비만으로 쉽게 이어져

소아비만이 문제가 되는 것은 80~85%가 성인 비만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고지혈증, 지방간,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심근경색, 뇌출혈 등의 성인병이 조기에 나타날 뿐만 아니라 심하면 어릴 때부터 이러한 성인병 합병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비만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 성인형 당뇨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한창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사춘기가 일찍 나타날 수 있고, 조기에 성장판이 폐쇄되어 결과적으로 천천히 자라나는 아이들보다 최종 성인키가 작을 수 있다. 몸무게를 지탱하느라 무릎관절이나 척추 등에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소아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유전적 요인보다도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다. 특정 질병 때문에 발생하는 증후성 비만은 1%도 안 된다. 이처럼 소아비만은 유전적 요인보다는 달라진 식습관, 생활습관, 비활동적인 가족 성향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평소 비만한 아이의 경우 집에서만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불규칙한 생활패턴과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이어질 수 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보호자들은 비만한 아이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균형 잡힌 식단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올바른 식습관, 생활습관 들여야

예방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아이와 올바른 식습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고, 저 칼로리 식이요법을 하되 3대 영양소 비율인 탄수화물 50%, 단백질 20%, 지방 30%로 균형 잡힌 식단을 먹어야 한다. 또 식사 시간은 최소 20분 정도 유지하여 천천히 먹어야 하고 저녁 7시 이후에는 아이가 음식을 되도록 먹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고지방, 특히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은 적게 먹어야 한다. 하루 평균 섭취량 기준 30% 미만을 지방으로 섭취하고 고염도 음식을 제한하고, 싱겁게 먹도록 유도해야 한다. 양질의 단백질 식품 (고기, 생선, 두부, 달걀류)을 적당량을 섭취하되, 튀긴 음식을 피하고, 익혀야 한다면 굽거나 찌거나 삶는 형태로 조리하고, 군것질 (과자, 초콜릿, 사탕, 젤리, 캐러멜 등), 패스트푸드, 가공식품, 음료수 섭취를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서 교수는 식습관 이외에도 아이가 매일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게 부모가 활동적으로 모범을 보이며 돕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주 3회 최소 30분 이상, 유산소 및 근력운동을 해야하고, 학습을 위한 목적이 아닌 TV 시청, 스마트폰 이용, PC 게임 시간은 하루 총 2시간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평소 신체 활동이 아이의 생활 일부가 되는 방법을 찾아주고 아이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운동 종목 위주로 아이 혼자가 아니라 가족이 함께 운동하라고 권고했다.

서 교수는 "소아비만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아는 어른과 달리 성장을 계속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체중을 줄이는 것을 비만 치료의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일단 체중이 더 늘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위주로 섭취하면서 매일 꾸준히 운동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촉진되며 키가 크면서 자연히 비만이 해소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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