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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죽도, 국가문화재 지정 청신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2.26 09:00

수정 2022.02.26 09:00

지난 18일 김현모 문화재청장 일행이 전북 진안군 천반산과 죽도를 방문한 모습. /사진=진안군
지난 18일 김현모 문화재청장 일행이 전북 진안군 천반산과 죽도를 방문한 모습. /사진=진안군


【파이낸셜뉴스 진안=강인 기자】 전북 진안에 있는 천반산과 죽도, 웅치전적지에 대한 국가문화재 지정이 기대된다.

26일 진안군 등에 따르면 최근 김현모 문화재청장이 진안을 찾아 해당 지역에 대한 역사 문화적 보존가치에 수긍하고 국가문화재 지정 검토를 시사했다.

진안군은 신속히 지정 관련 서류를 준비해 다음달 중 문화재청에 신청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이 지정 심사를 다음달 진행할 경우 빠르면 오는 4월 천반산과 죽도 일대는 명승으로, 웅치전적지 일대는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천반산과 죽도 일대는 지질학적으로는 중생대 백악기 중기인 9000만 년 전~8000만 년 전에 화산이 폭발하면서 형성된 지형이다.
정상으로 갈수록 평평해지는 특이한 현상을 보이는 천반산은 천반산성, 서실, 말바위, 뜀바위 등 조선시대 사상가인 정여립과 관련된 역사적 인문학적 문화유산이 남아 있다.

특히 육지의 섬으로 불리는 죽도(竹島)는 지형학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천반산 주변을 흐르는 하천인 구량천이 U자 형태로 흐르는 감입 곡류천을 이루며 동서남북을 모두 감싸고 있어 마치 섬처럼 보여 지명에 섬도(島)자가 붙어 있다.

이 같이 특이한 지질과 지형을 가진 것이 높게 평가받아 지난 2019년 7월 국내 11번째(전북 2번째)로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받았다.

전북 진안군이 임진왜란 당시 벌어진 웅치전투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기리기 위해 창렬사에 건립한 기념비. /사진=뉴스1
전북 진안군이 임진왜란 당시 벌어진 웅치전투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기리기 위해 창렬사에 건립한 기념비. /사진=뉴스1


천반산과 죽도 일대는 조선시대 정여립이 조직한 대동계 활동 본거지 역할을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대동사상은 영국 올리버 크롬웰 공화정(1649년)보다 60년 앞서고, 프랑스혁명(1789년)보다 200년 앞선 세계 최초 공화사상이자 신분차별 없는 평등 사상이다.

역사적·문화적·지질학적·지형학적 요건이 충분히 갖춰졌음에도 천반산·죽도 일대는 아직 국가문화재로 지정받지 못한 상태다.

또 웅치전적지는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곡창지대(호남평야) 관문인 웅치에 진입하려던 왜군을 민과 관이 합세해 저지에 성공한 역사 현장이다.

당시 왜군은 웅치전을 치른 뒤 치명적 타격을 입어 전력을 크게 상실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웅치전 직후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란 말이 생겨났다.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도 없다 뜻이다. 웅치전은 임진왜란 3대첩 못지않은 전과를 올린 전투지만 전과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전북 사학계 설명이다.


전춘성 진안군수는 “진안의 자연경관과 문화유산에 내재된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교육·문화 콘텐츠로 창출하겠다”며 “지역문화재의 위상을 높이고, 지방정원도 추진해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kang1231@fnnews.com 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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