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운용부대의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한 것과 관련해 "오판하면 상황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27일(현지시간) CNN등 외신에 따르면 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의 움직임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하며 미국은 계속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이런 '위험한 지시' 이후에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의 '핵부대 경계태세 강화' 지시를 조만간 벨라루스 국경에서 열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러시아의 압박 전술로 판단하고 있다.
이 국방부 관계자는 지금까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준비된 전투 병력의 3분의 2를 투입했다면서 여전히 우크라이나 외곽에 병력 3분의 1이 머물고 있다고 했다.
미국 백악관도 러시아의 핵무기 운용부대의 경계 태세 강화를 지시에 대해 크렘린궁이 위협을 "제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ABC방송 시사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보인 행동을 지적하며 근거도 없는 위협을 만들어내면서 침략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한 푸틴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분석이 외신에서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보수성향 매체 내셔널 리뷰를 비롯한 외신은 푸틴 대통령의 정신 상태가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또 미 상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은 트위터에 “더 많은 것을 공유해주고 싶지만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푸틴 대통령이 이상하다는 점이 분명하다는 것”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5년 전과 같은 식으로 반응하리라고 가정하는 것은 실수”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은 “푸틴 대통령을 30년 넘게 지켜보고 들어왔는데 그는 변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으로 들린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정신상태는 오랫동안 미 국방부와 심리학자 등에게 관심 있는 주제였다.
지난 2008년 미국 국방부는 푸틴 대통령이 자폐성 장애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을 겪고 있다고 분석하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이 그간 노출한 기질과 러시아 내 환경 변화의 관계를 주목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칭 ‘폭력배’로 젊은 시절 길거리 싸움을 떠벌리거나 공격성, 복수심,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자기 성질을 강조하는 걸 좋아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그의 권력이 점점 커지다가 무소불위 수준으로 확대되자 전반적 성격이 왜곡되는 ‘오만 증후군’(hubris syndrome)에 빠진 것으로 분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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