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1980년 전두환 군사정권 타도를 주장하는 집회를 주도하고 유인물을 배포해 유죄 판결을 받았던 대학생이 41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윤승은 김대현 하태한)는 계엄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A씨(62)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대학 3학년이던 1980년 11월 '국민 의사와 무관하게 집권한 전두환을 타도하자'는 내용의 유인물 900부를 불법 출판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같은 달 다른 대학교 앞에서 "광주 민중이 흘린 피를 상기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유인물을 배포하는 집회를 주도했다.
수도경비사령부 계엄보통군법회의는 이듬해 1월 A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됐다.
A씨는 40여년 만에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재판부는 "계엄 포고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다"며 "내용도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되며 국민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위법하므로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어 "이 사건 계엄 포고는 전두환 등이 군사 반란으로 군의 지휘권과 국가 정보기관을 장악한 뒤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 폭력적 불법 수단을 동원해 비상계엄을 확대 발령한 것"이라며 "발령 당시 국내외 정치·사회 상황이 구 계엄법이 정한 '군사상 필요할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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