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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개그맨 출신 젤렌스키, 이젠 우크라의 처칠[피플in포커스]

뉴스1

입력 2022.02.28 10:51

수정 2023.01.18 10:13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국민 개그맨'으로 대중의 큰 사랑을 받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4)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전쟁 지도자이자 국가적 저항의 얼굴이 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4일 전쟁 발발 이후 줄곧 수도 키예프 소재 집무실을 지키며 전쟁 공포와 암살 위협으로부터 혈혈단신 맞서 싸우고 있다.

그는 전쟁 다음날 '대통령직을 버리고 도주했다'는 자신을 향한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자신의 참모들과 어둠 속 집무실 인근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또 26일에는 야외에서 방탄조끼나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자신의 모습을 셀카모드로 직접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국민들에게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군대는 여기에 있다.
우리 사회 시민들은 여기에 있다"며 "우리 모두는 조국과 독립을 수호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 그리고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대피용) 승용차가 아니라 탄약이 필요하다"며 가족과 잔류를 결정한 데 많은 국민들이 감동했으며 전쟁 결과가 어떻든 그는 우크라이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외곽에 진입하자 도망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그 일가족을 비교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앤드류 로버츠 영국 역사학자이자 킹스칼리지런던대 전쟁학 초빙교수는 '용기를 인간의 제1 덕목'으로 여긴 영국 전쟁 지도자 윈스턴 처칠에 비유했다.

로버츠 교수는 "그는 진정한 처칠의 내면을 찾고 있다"며 "믿을 수 없는 개인적 용기, 국민들과 직접 연결되는 능력, 비타협적인 자세와 최후 승리에 대한 믿음" 등 세가지를 처칠과 공통점으로 꼽았다.

베르나르 앙리 레비 프랑스 철학자는 프랑스 일간 뒤디망쉬에 올린 기고 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 "이 남자는 이제 푸틴의 악몽"이라고 적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정부군과 친러 반군 간 지속된 내전으로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는 이유로 '독일 나치'에 비유한 것과는 상당한 대조를 보인다.

아울러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그의 지도력과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회복력이 "우리 모두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고 밝혔다.

한 EU 고위급 관리는 그가 지난 24일 EU 긴급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번이 내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는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며 10분간 선보인 열정적 연설이 강력한 대러 경제 제재를 이끌었다고 밝혔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5년 자신이 주도해 만든 시트콤 '인민의종'에서 부정부패에 저항하는 청렴한 대통령역을 맡아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2018년 3월 해당 시트콤 출연진들이 동명의 정당을 창당하면서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이듬해 3월 대선 결선 투표에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페트로 포로셴코 후보를 약 50%포인트(P) 차로 승리해 만 41세 나이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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