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몰도바, 루마니아 등 탈출 가능 공지...中외교부 "모든 방안 강구"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 편향적 입장을 취하면서 현지 자국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전세기를 이용한 철수가 막히자, 이웃국가로 탈출할 수 있다고 공지하고 있다.
1일 관영 환구시보의 인터넷판인 환구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관은 당초 전세기를 이용한 교민 탈출을 시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국가들로 사실상 대피를 권고하고 있다.
중국 대사관은 “몰도바,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국가는 우크라이나발 입국자에 대해 통관 편의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동을 결정하고 입국시 문제 발생의 우려가 있을 경우 입국 예정국가, 대체적인 입국날짜, 여권 페이지, 연락처, 위챗 등 정부를 중국 대사관에 알려 달라”고 공지했다.
또 몰도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헝가리는 유효여권을 소지하고 출국한 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비자를 면제하며 폴란드는 무비자라고 중국 대사관은 설명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중국인 대피를 어떻게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상황이 복잡하고 불안정적”이라며 “중국인의 자발적인 안전 철수를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중국의 이런 상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이 보여준 입장의 후폭풍 때문이다. 중국은 표편적으론 '중립'이지만 경제적 지원 등 러시아 편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로 인해 신랑 등 중국 매체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겪는 자국민의 안전 불안을 전하고 있다.
중국인 학생들은 공습 목표 우려에 등도 끄고, 중국인들이 춘제(중국의 설)때 글을 적어 문에 붙이는 빨간 종이인 춘련도 제거했다. 중국 대사관은 ‘차량에 중국 국기를 부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가, 하루 만에 ‘신분을 알리는 표식을 드러내지 말라’고 다시 권고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 시에 체류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총격 위협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정의용 외교장관과 화상 회동에서 “중국 당과 정부는 우크라이나 중국 동포의 안전을 중시하고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 외교부는 적시에 비상 협조 체제를 가동하고 각측과 긴밀한 소통하고 있으며 중국 동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국민을 보살피는 우크라이나의 각 부문에 감사를 표하며 당사국이 국제적 책임을 다하고 민간인의 생명과 재산의 안전을 보장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평화적 해결에 도움이 되는 모든 외교적 노력을 지지하고 장려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 협상 개시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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