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전 세계가 규탄하는데.."최고 전략가" 푸틴에 열광하는 中 누리꾼, 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1 09:48

수정 2022.03.01 14:29

푸틴 대통령 연설 영상, 24시간 만에 11억 뷰 달성
NYT "러시아를 서방 침략의 희생자로 그린 푸틴 연설,
중국인에게 반향 일으켜"
중국 외교부 "우크라이나 사태, '침공' 규정 거부"
中 학계선 "러시아, 전쟁 중단해야" 中 누리꾼 "교육계 수치" 비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 작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사진=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 작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전 세계는 한 목소리로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했다. 하지만 중국은 예외였다. 중국 누리꾼들은 "푸틴 대왕" "이번 세기 최고의 전략가" 등 푸틴 대통령에 열광적인 호응을 보였다.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호응을 소개했다.

앞서 중국 관영매체는 '우크라이나 침공은 정당하다'는 주장을 담은 푸틴 대통령 연설 전문의 중국어 버역 버전을 일제히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 연설 중국어판은 24시간 만에 11억 뷰를 달성하는 등 화제다.

중국 SNS인 웨이보의 한 사용자는 푸틴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이건 전쟁 동원에 대한 모범적인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웨이보 사용자는 푸틴 대통령의 연설에 눈물을 흘렸다며 "이유는 중국도 서방에 같은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푸틴을 "푸틴 대왕(Putin the Great)"이라고 하거나 "구 소련의 최고 유산" "이번 세기의 가장 위대한 전략가"라고 칭송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NYT는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분위기 속에서 중국 온라인 공간에서 유독 러시아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우세했다고 전했다.

4일 동계올림픽 참석차 베이징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 기념촬영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 02. 04 /사진=뉴시스
4일 동계올림픽 참석차 베이징에 도착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 기념촬영 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 02. 04 /사진=뉴시스
NYT는 "러시아를 서방의 정치적, 이념적, 군사적 침략의 희생자로 그린 푸틴 대통령의 연설이 많은 중국인에게 반향을 일으켰다"며 "이는 미국과 그 동맹국이 중국의 부상으로 새롭게 재편될 세계 질서를 두려워 한다는 중국 입장과 들어맞는다"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 화춘잉 대변인은 이번 사태를 '침공'으로 규정하기를 거부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오히려 미국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의 '범인'으로 규정했다. 그는 '중국이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침략으로 간주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에 가서 물어보라. 불을 붙이고 부채질을 한 건 바로 미국"이라고 쏘아붙이며 "(미국이)이제 어떻게 불을 끄겠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 외교부에서 화춘잉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1.01.21 /사진=뉴시스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 외교부에서 화춘잉 대변인이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2021.01.21 /사진=뉴시스
중국 학계는 이같은 중국 당국의 행보에 비판적인 성명을 냈지만 이마저도 2시간 만에 삭제됐다.

27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현지시간) 무렵 쑨장 난징대 역사학과 교수의 웨이신 계정에 러시아 침공을 비판하는 성명이 올라왔다.
이 성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의의 전쟁'이라고 비판하며 "러시아는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는 쑨 교수, 왕리신 베이징대 교수, 쉬궈치 홍콩대 교수, 중웨이민 칭화대 교수, 천옌 푸단대 교수 등 모두 5명의 저명 역사학자가 이름을 올렸다.

웨이보상에서는 해당 성명을 두고 "교육계의 수치다", "다섯 마리 쥐가 중화에 소동을 일으킨다", "국가의 입장에 어긋난다" 는 등의 원색적 비난이 들끓었다.
해당 성명은 게재 두 시간 뒤 삭제됐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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