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우크라이나 대사관 "'키예프' 표기, 우크라인에게 상처와 아픔", 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3 04:57

수정 2022.03.03 04:56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일주일째인 2일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을 찾은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NO WAR' 손피켓을 놓고 있다.사진=뉴스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일주일째인 2일 서울 용산구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을 찾은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NO WAR' 손피켓을 놓고 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우크라이나 지명은 우크라이나어 발음으로 표기해 달라"고 호소했다. 국내에서 통용되는 우크라이나 지명이 모두 러시아어 발음을 기준으로 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사관은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침략국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언어, 역사와 문화를 왜곡·비하하면서 우크라이나의 국권을 빼앗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의 지명이 침략국인 러시아어 발음으로 한국에서 표기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커다란 상처와 아픔이 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이 우크라이나어 발음에 가깝게 표기해줄 것을 요청한 자국 지명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 페이스북) © 뉴스1 /사진=뉴스1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이 우크라이나어 발음에 가깝게 표기해줄 것을 요청한 자국 지명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 페이스북) © 뉴스1 /사진=뉴스1
대사관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우크라이나의 지명을 우크라이나식 발음으로 표기해 주실 것을 간청드린다"며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 비교표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 공유했다.
해당 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크이우'로, 제2 도시 '하리코프'를 '하르키우'로, 우크라이나·벨라루스·러시아를 관통하는 강인 '드네프르 강'을 '드니프로 강'으로 표기할 것을 권고했다.

정부는 2일 우크라이나 지명을 우크라이나어 발음대로 표기하되 러시아어 발음과 병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국어원은 외교부에 수도 키예프를 '키이우'로 표기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연합뉴스에 "키예프 등 표기와 관련해 국립국어원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당장 우크라이나 발음으로만 바꿔쓸 경우 혼동을 초래할 수 있어 당분간 '키이우(키예프)'와 같이 병기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기 방식을 채택한 뒤 추후 국립국어원에서 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를 통해 지명을 결정하면, 이를 준용할 것으로 보인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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