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동산 분양 합숙소에서 탈출한 20대 남성을 강제로 붙잡아 감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동거인들이 첫 공판에서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다. 사건 주범인 부동산 분양 합숙소 팀장과 그 아내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고 다른 피고인들은 범행 가담 정도 등이 공소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이상주 부장판사)는 특수중감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팀장 박모씨(28) 등 7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 박씨와 부인 원모씨(22)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은 롱패딩과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석한 원씨는 울먹이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른 피고인들은 범행 가담 정도가 공소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김모씨(22)와 오모씨(21)는 “가혹행위 가담 정도가 매우 적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서모씨(16) 측은 “물고문이나 폭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유모씨(30) 측도 “피해자를 데리고 해당 빌라 앞까지 운전한 사실은 있지만 가혹행위가 이뤄진 장소에 단 한번도 들어간 적이 없다”고 했다.
이들은 20대 남성 A씨를 서울 강서구 소재 빌라 내 부동산 분양 합숙소에 감금하고 가혹행위한 끝에 지난 1월 9일 오전 10시8분께 A씨가 7층에서 투신하게 해 중상에 빠트린 혐의 등을 받는다.
당시 해당 빌라에는 팀장 박씨와 원씨를 비롯해 부동산 분양업 관계자 7명 정도가 살고 있었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가출인에게 숙식을 제공한다’는 글을 보고 합숙소를 찾았다가 가혹행위를 당해 2주 뒤 도주했다. 하지만 지난 1월 4일 새벽 면목동 소재 한 모텔 앞에서 붙잡혀 찬물을 맞는 등 또다시 가혹행위를 당했고, 같은 달 7일 재차 도망쳤지만 이틀 후 새벽 수원역 대합실에서 다시 붙잡혀 합숙소로 끌려왔다.
목검으로 맞는 등 계속해서 가혹행위를 당한 A씨는 이후 같은 달 9일 오전 10시8분께 도주하기 위해 베란다를 넘어 외부 지붕으로 나섰다가 7층 높이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다. A씨 상태는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한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29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