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멘붕'에 빠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일 주식시장 마감 후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러시아MSCI(합성) ETF’의 거래를 오는 7일부터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투자 유의 종목으로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을 위해 매매 거래를 정지한다”며 “매매 거래 정지 해제는 별도의 시장 안내가 있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이 상품은 기초지수 산출업체의 통지가 운용상의 중대한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수산출의 중단, 상관계수 요건 미충족 등이 발생할 경우 상장폐지가 진행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거래가 정지된 상장지수펀드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러시아지수(MSCI Russia 25% Capped Index)를 기초지수로 한다. 그런데 엠에스시아이는 최근 러시아를 신흥국(EM) 지수에서 제외한 데 이어 오는 9일 종가를 기준으로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사실상 0에 가까운 가격(0.00001)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식 가격이 0에 수렴하는 오는 10일부터는 상장지수펀드도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해당 상장지수펀드는 이날 전날(1만4380원)보다 29.97% 폭락한 1만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그러나 하한가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1억원어치(1만534주)를 순매수하면서 위험한 도박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8일 연속 매수 우위를 지속한 상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3일까지 거래량을 보면 개인 투자자는 해당 ETF를 246억584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극적 타결에 이를 경우 다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이 ETF의 기초지수는 러시아 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장 대표성 요건을 충족한 종목으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러시아지수(MSCI Russia 25% Capped Index)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사회 제재 여파로 러시아 증시는 폭락했을 뿐더러 지난달 28일부터 휴장에 들어갔다.
MSCI는 러시아를 신흥국(EM) 지수에서 제외한 데 이어 오는 9일 종가를 기준으로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사실상 0에 가까운 가격(0.00001)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정책은 'KINDEX 러시아MSCI(합성)'에도 적용되며, 주식 가격이 0에 수렴하는 오는 10일부터는 ETF도 사실상 '휴짓조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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