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표 요구나 대선 결과 따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가능성도 우려
[파이낸셜뉴스] 20대 대선 사전투표 중 발생한 확진자 투표 부실 관리 논란의 불씨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대선 막판 뇌관으로 부상하는 등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명쾌하게 관리되지 않을 경우 자칫 대선 이후 불공정 시비나 선거 승복여부와도 연관될 수있는 휘발성 높은 이슈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이 막판까지 초박빙 승부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표 부실 관리가 선거 승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에 여야 모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6일 긴급 입장문을 내고 "이번 선거는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할 만큼 높은 참여열기와 투표관리인력 및 투표소 시설의 제약 등으로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관리에 미흡함이 있었다"고 부실관리를 공식 인정했다.
또 "이번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드러난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면밀히 검토해 선거일에는 국민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도록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정치권에선 저마다 대선 뒤 철저한 진상조사를 예고하면서 선관위 실무진의 책임론 제기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선 재검표 요구나 대선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두고두고 법적 시비로 불똥이 튈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격리자 투표는 이틀간 사전 투표 가운데 지난 5일 하루만 실시됐다. 당일 확진자·격리자는 5시부터 투표 마감시간까지 투표에 참여했으나 투표 관리 준비 부족 등으로 일반 투표자와 겹치면서 곳곳에서 극심한 혼선을 빚었다. 오후 5시부터 투표 마감시간까지 유권자는 확진자와 격리자 일반 유권자 모두 99만630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4419만7692명의 2.2%으로 이 가운데 확진자와 일반 유권자 숫자도 구분되지 않고 있다. 선관위가 일부 투표소에서 확진자 투표지를 투표함이 아닌 바구니·상자·쇼핑백 등에 담게 해 시민들이 항하는 소동을 벌였다. 또 일부 투표소에선 이미 투표된 용지를 배부받은 유권자가 항의한 경우도 드러나는 등 참정권 행사라는 막중한 투표관리 업무 곳곳에서 혼선이 초래됐다.
여야 정치권도 저마다 선관위 책임론을 제기했고 선관위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도 이날 긴급 회의를 열어 선관위로부터 보고를 청취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선관위 차원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거관리위원회는 확진자 등 사전투표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해 전체적으로 책임질 인사의 즉각적인 거취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일부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관리 부실 책임론을 미리 꺼내드는 등 공세 수위도 높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부실도 지나치면 부정만큼의 혼란과 불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선관위를 비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 확진자와 격리자 사전투표 관리는 몹시 잘못됐다"며 "선관위는 정리된 해명도 사과도 없고, 선관위원장은 보이지도 않는다"고 선관위의 부실한 대응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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