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사전투표 규모 예측 못해 송구"
[파이낸셜뉴스]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7일 확진자 투표 부실 관리 등 이른바 '소쿠리 투표' 사태 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오는 9일 본투표에서 일반인과 확진자 투표 시간을 분리해 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확진자가 투표시 직접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도록 했다.
본투표 당일 오후 6시 일반 투표자가 투표를 모두 마친 뒤 마감시한인 7시반까지 확진·격리자만 별도로 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 5일 사전투표에서 일반 유권자와 확진·격리 유권자가 동시간대 한 공간에서 투표를 하고 확진자가 투표함에 직접 넣지 못하고 전달 투표를 하면서 대혼란은 물론 비밀투표 침해 등 각종 논란이 불거지자 뒤늦게 방식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선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방침을 밝힌 뒤 "이번 확진자 등 선거인의 사전투표관리와 관련해 사전투표 규모를 예측하고 대비하지 못했다"며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들께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원장 및 위원 모두는 이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철저히 강구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5일 서울 은평구 신사1동 주민센터 확진자·격리자 투표소에서는 40대 여성 유권자가 자신의 투표용지를 넣을 봉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기표된 용지 1장을 발견했다. 또 다른 유권자들도 이같이 특정 후보로 기표된 용지가 이미 들어간 기표 봉투를 받은 뒤 항의 끝에 투표를 중단하고 귀가한 일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국적으로 확진자 기표소에서 진행 요원들이 이들의 표가 담긴 봉투를 바구니나 종이상자, 쇼핑백 등에 담아 옮기는 사진도 속속 올라왔다.공직선거법 157조 4항에 따르면 투표지는 기표 후 유권자 본인이 투표참관인 앞에서 투표함에 넣어야 한다. 이를 어긴 것은 법 위반 논란으로 확산되며 부정투표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선관위가 최대 위기를 맞은 상태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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