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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많은데… ETF에 밀려 찬밥된 '공모펀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7 18:06

수정 2022.03.07 18:06

공모펀드 4년여간 37% 성장
ETF 성장세 절반에도 못미쳐
기초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 ‘장점’
종목 선별통해 시장 자정 효과도
실시간 포트폴리오 확인 어려워
투자 소구점 충족 못해 성장 한계
장점 많은데… ETF에 밀려 찬밥된 '공모펀드'
국내 공모펀드 시장이 상장지수펀드(ETF)에 밀리면서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다양한 상품과 테마로 무장한 ETF에 밀리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국내 공모펀드(ETF 제외)의 순자산총액은 250조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말 공모펀드 순자산총액이 182조4532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4년여 간 37% 성장한 셈이다.

매년 성장하기는 했지만 이는 ETF 시장 성장세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같은 기간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35조865억원에서 71조8950억원으로 104%나 급증했다. 사모펀드 시장도 이 기간 291조5821억원에서 527조6268억원으로 80% 가량 성장했다.

공모펀드는 기본적으로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닌다.
ETF의 경우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관련 기초기수가 부진해지고 투자자들은 꼼작 없이 그 손해를 안아야 한다. 하지만 액티브 펀드는 매니저들 대응 여력이 있어 지수 대비 아웃퍼폼하는 장점에 더해 종목을 선별해 담음으로써 시장 자정 작용 효과도 있다.

그러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편리성에, 펀드라는 간접투자 상품으로서의 안정성까지 겸비한 ETF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공모펀드가 투자 소구점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환금성(자산을 현금화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비교적 떨어지고 상품 포트폴리오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수익률이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지 못 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 530개 액티브 주식형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마이너스(-) 9.43%를 가리키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결국 좋은 상품들을 출시하고 수익률로 투자자에게 보답해 신뢰를 쌓아나가야 장기적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며 "정부는 세제 혜택,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등으로 힘을 실어주고 운용사들은 우수 인력들을 꾸준히 영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ETF는 대형 운용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이라, 공모펀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중·소형사들은 발 디딜 곳을 잃게 되고 상품 다양성도 저해된다"며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된 만큼 퇴직연금 등에서 자금이 유입되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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