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30년 넘은 노후 연립주택 단지인 서울 광진구 신향빌라가 오세훈표 '신속통합기획'을 통한 정비 계획이 처음으로 통과돼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서울시와 주민들이 신통기획 가이드라인에 따라 새 정비계획안을 마련한 지 4개월만이다. 그동안 경관상 문제로 개발이 어려웠던 저층주거지 밀집지역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디딤돌을 놓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시는 전날 열린 제1차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특별분과(수권) 소위원회에서 광진구 신향빌라 재건축정비계획(안)이 '수정가결'됐다고 8일 밝혔다.
'신속통합기획 특별분과(수권) 위원회'는 시가 신속통합기획 절차 간소화를 위해 신설한 전담 위원회로 처음 열렸다. 심의 의결된 사항은 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신향빌라는 용마산, 아차산 자락 경관관리지역에 위치한 30년 넘은 노후 연립주택 단지다. 재해위험이 있어 정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당초 주민제안으로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했지만 중곡역지구 지구단위계획과의 정합성 문제, 자연지형과 부조화 등으로 지난 2020년 4월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보류된 바 있다. 당시 주민들은 용적률 192%이하, 13층 이하, 250가구를 제안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주민들은 신통기획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공성과 사업성에 균형을 둔 새 정비계획안을 함께 마련하면서 열람 공고 한지 4개월 만에 심의가 통과됐다. 이번 심의에 앞서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 수립절차가 동시에 진행됐다. 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서 통상 2년 이상 걸리는 도시계획 결정기간이 1년 이내로 단축된 셈이다.
신통기획에 따라 신향빌라는 용마산·아차산 경관과 어우러지는 용적률 200% 이하, 12층 이하, 305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로 탈바꿈된다. 공공주택도 15가구가 포함된다.
서울시와 주민들은 계획을 마련하면서 4가지 원칙을 반영했다. 우선 대상지와 용곡초등학교 경계부에 있는 용마산 산책로와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바라볼 때 위압적인 경관을 형성하지 않도록 했다.
건축물 높이는 용곡초교 운동장 해발고도(68.5m, 8~9층) 이하를 원칙으로 하되, 자연지형에 따라 동에서 서측으로 조화로운 스카이라인을 유도했다. 통경축 확보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일부 주동은 12층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대상지 내 학교 통학로와 연결되는 보행브릿지 및 엘리베이터를 계획하고, 공공개방 커뮤니티시설을 설치해 공공성을 확보했다.
특히 지형의 단차를 고려한 테라스하우스, 판상형, 탑상형 등 다양한 주거유형을 도입, 입체적 공유 경관을 창출하도록 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수정가결된 내용을 반영해 재공람 공고 후 상반기 내 정비구역 지정고시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최진석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그동안 경관상 문제로 개발이 어려웠던 저층주거지 밀집지역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양질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뿐만 아니라 구릉지, 경관관리지역 등 개발소외지역의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세훈 시장은 연초 신년 업무보고에서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를 위한 행정적, 제도적 개선에 총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시는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도시계획위원회 내 '신속통합기획 등 정비사업 특별분과(수권) 위원회'를 신설하고, 건축·교통·환경 통합심의를 위한 조례개정을 추진 중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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