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20년에 코로나19의 기원이 미국이라며 여론몰이에 나섰던 중국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의 생물연구소를 언급하며 미국이 나라 안팎에서 생물무기를 연구한다고 비난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가 생물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을 옹호했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 내에서 운영해 온 생물연구실이 각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런 실험실에는 대량의 위험한 바이러스들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자오리젠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이런 시설들을 이용해 생명군사 계획을 수행하려 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자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내에서 26개의 생물연구실을 운영하고 있고, 미 국방부는 이들 연구실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권을 갖고 있다”면서 “해당 연구시설에 진행되는 연구는 미국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각 관련국이 해당 연구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특히 미국은 이런 연구실에 어떤 바이러스들이 보관돼 있고, 어떤 연구들이 진행됐는지 등 구체적인 상황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미국이 ‘생화학 위험을 줄이고 글로벌 보건 협력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전세계 30개국에서 336개 생물 연구실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생물연구소 문제는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쪽에서 나온 논란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와 국경을 접해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한다며 침공을 감행했다. 러시아는 침공 구실을 대면서 우크라이나가 반군 지역의 러시아 국민을 탄압하는 동시에 핵을 비롯한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중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의 군사생화학 프로그램을 지원한 증거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자오리젠은 러시아를 두둔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코로나19 기원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지난 2020년 3월 12일에 트위터를 통해 전년도 후베이성 우한에서 열렸던 세계 군인체육대회를 언급하며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오리젠은 지난해 5월에도 미국 포트 데드릭의 생물 연구소, 2019년 6월 미 버지니아주에서 발생한 호흡기 질환, 위스콘신주의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EVALI) 등을 언급하며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했다.
자오리젠은 8일 발표에서도 다시금 해당 논란을 끄집어냈다. 그는 우크라이나 시설과 관련해 “미국은 자국 내 포트 데트릭 군사기지에서 대규모 생화학 군사활동을 실시했는데 그 목적은 무엇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가”라고 물었다. 자오리젠은 “우리는 미국이 자국 안팎에서 진행한 생화학 군사활동에 대해 전면적인 해명을 하고, 다자적 검증을 받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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