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간절한 마음 담아 한 표" 열기 후끈 … 아수라장 없었다 [대선, 2022]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09 20:16

수정 2022.03.09 23:38

전국 투표현장 이모저모
남녀노소 아침부터 투표장 찾아
거리두기선 맞춰 차분하게 행사
봉인지 훼손 등 소동 벌어지기도
스티커 등 SNS 뒤덮은 '인증 샷'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9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진관초등학교에 설치된 진관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9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진관초등학교에 설치된 진관동 제3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 마련된 가락1동 제4투표소에서 한 아이가 기표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있다. 뉴시스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책박물관에 마련된 가락1동 제4투표소에서 한 아이가 기표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있다. 뉴시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9일 전국 곳곳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날 투표 현장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위해 가족 단위 유권자부터 지팡이를 짚고 투표장을 찾은 고령의 유권자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을 찾아볼 수 있었다. 유권자들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한 표를 행사했다"고 입을 모았다.

■남녀노소 소중한 한 표…다양한 '투표인증' 포착

이날 서울시 내 투표소 현장에는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온 엄마부터 대학생 자녀와 함께한 가족까지 다양한 세대가 투표에 참여하는 모습이 보였다.


서울 마포구 광성중학교에 차려진 신수동 제3투표소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최근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를 의식한 듯 대화를 자제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투표소 앞 바닥에 표시된 거리두기선에 맞춰 대기하던 시민들은 차례로 손소독제로 소독한 뒤 비닐장갑을 끼고 체온측정에 임했다. 곁에서 투표 과정을 안내하던 투표 진행요원은 시민들에게 "요청드리기 전에 먼저 잘 협조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마포구 주민 강모씨(32)는 "이번 대선 투표가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어려웠던 투표인 것 같다"며 "주변에도 투표를 독려했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장에서는 스티커, 사진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투표 완료'를 인증하는 유권자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정오께 서울 마포구 성산2동 제5투표소를 나선 추모씨(21)는 투표를 마친 뒤 좋아하던 아이돌 사진을 뽑아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일부 가린 후 투표 인증샷을 촬영했다. 추씨는 "어젯밤까지 누구를 찍을지 고민하다가 '그나마 덜 싫은 후보'를 찍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60대 김모씨도 "전날(8일) 지지후보의 선거 유세 현장에서 나눠준 투표 도장 모양 스티커를 손가락에 붙이고 인증샷을 찍었다"며 "내가 투표한 후보가 반드시 당선됐으면 하는 마음에 나와서 투표했다"고 했다.

첫 대선 투표를 마친 20대 청년들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양천구 신정7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대학생 이모씨(20)는 "첫 대통령 선거이기 때문에 대선 당일에 투표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오늘 나왔다"며 "군대도 가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하는 만큼 일자리와 병역관련 공약을 눈여겨보고 왔다"고 설명했다.

■재보궐선거 동시 진행…사건·사고 잇따라

이날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함께 전국 선거구 5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함께 치러졌다. 서울 종로와 서초갑, 경기안성, 충북 청주상당, 대구 중·남구 등이다.

재보궐선거가 진행된 서울 종로구 교남동 제1투표소는 오전 10시께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에서 투표가 진행됐다. 거주지에 따라 투표소를 두 군데로 분류한 덕분에 인파는 몰리지 않았다. 두 장의 투표지를 든 유권자들은 기표 후 신중한 표정으로 투표지를 접어 투표함에 넣었다. 교남동 제1투표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5일 사전투표일에는 이곳 투표소에 오전시간대에도 수백명이 줄을 설 정도로 붐볐다.

이날 투표를 마친 유권자 김모씨(56)는 "이번 대선을 두고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보다 사람을 보고 투표했다. 당선만 되면 추진력 있게 국정을 운영해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현장에서 일부 유권자는 투표장소를 혼동해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6개월 전 종로구로 주소 이전을 했다는 서모씨(33)는 "투표소에 들어가 명단을 확인한 후에야 '이름이 없다'는 말을 듣고 다른 투표소로 안내 받았다"며 "어떤 투표소에 가야 하는지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경로가 부족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에서는 투표에 사용되는 도장이 잘 찍히지 않거나 봉인지를 훼손하는 등 사건이 잇따랐다.
경기지역 경찰에 따르면 다른 투표소에서도 도장이 잘 찍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권자와 선거사무원 간 소란이 발생했다는 112 신고가 7∼8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 춘천시에서는 사전투표한 70세 유권자가 또다시 현장투표를 위해 투표용지를 지급받았다가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했다.


이 밖에도 평택시에서는 1900년생으로 만 121세인 할머니가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이날 오전 9시쯤 신편동 제3투표소(합정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도 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윤홍집 노유정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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