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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새 정부 국방 정책에 바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0 13:56

수정 2022.03.12 11:05

북핵 미사일 고도화 따른 훼손된 대북 억제력, 한·미동맹 강화
한국형 3축 체계 복원과 고도화 '확장억제 강화, 실효성 제고'
北 새정부 집권 초 길들이기 도발 가능성, 대응 전략 마련해야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된 가운데 분열과 갈등이 아닌 통합과 미래로 가야 한다는 제언들이 나온다.

하지만, 국방관련 전문가들 일각에선 현 정부 5년간 북핵·미사일 위협은 고도화되었지만 한국은 평화담론에 빠져 대북 억제력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이 올해 들어 기록적인 9차례의 탄도미사일 등 무력 도발을 감행해도 애써 '발사체'라면서 도발을 축소하는 듯한 자세를 취해왔다.

북한은 남한전역과 주한미군기지, 유사시 한미동맹과 유엔군의 후속지원 창구인 주일미군 주요기지를 위협해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형 KN-23과 유엔안보리 위반인 탄도미사일을 쏴대도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9·19군사합의 위반을 거론조차 하지 않는 자세를 취해왔다.

역시 9·19군사합의로 접경지대에서의 군사대비태세도 약화하고 연합훈련이 중단되거나 연기되면서 대체로 연합방위능력도 저하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안보 도외시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 대북 억제력을 제고하는 것이 새 정부 국방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사안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KN-24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KN-24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지난 5년간 한 마디로 ‘안보’를 강조하면 냉대와 무시당하는 듯한 ‘평화’를 우선시하면서 북한의 위협을 상쇄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함몰된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반 센터장은 이어 "물론 북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와 협상은 지속해야겠지만 강력한 대북 억제력 없이는 협상력을 제고시킬 수 없다는 점도 재인식해야 한다'며 "국방부는 대북 군사억제력을 높이는 정책에 매진하고 통일부와 외교부는 북한과 대화의 공간을 찾는 정책에 매진함으로써 각 부처에 주어진 임무를 되찾는 방식으로 대북정책을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 정부와 같이 모든 부처가 똑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유사한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각 부처의 책임과 역할에 부합토록 정책을 정상화함으로써 대북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어 반 센터장은 이를 위해서 "먼저 국방부는 자강의 일환으로 ‘한국형 3축 체계’를 단순 복원하는 것을 넘어 고도화된 핵위협을 고려하며 강화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하층방어에 치중된 KAMD를 다층방어 개념으로 전환하고 해당하는 무기체계를 최대한 조속히 획득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동시에 "한미동맹을 강화해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 시 미국이 반드시 핵무기로 보복공격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어야 ‘공포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또 "한국은 미국과 핵무기 사용절차를 구체화하는 고위급 회담을 신설하고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을 강화하는 조치를 해야한다"며 "새정부가 들어서면 한미연합훈련은 주권국가 안보 유지를 위한 당연한 조치인 점을 강조, 북한의 부당한 요구에 주저하며 머뭇거리는 행태에서 벗어나 전구급 실기동훈련(FTX) 재개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고 미국과 실무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한·미·일 안보공조에 대한 정책적 우선순위도 높여 한·미동맹 강화의 계기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대북 억제력을 제고시키도록 치밀한 국방정책을 디자인해야 할 것"이라며 "안보공조로 역사문제가 묻히지 않도록 안보공조를 통해 창출된 대회의 공간을 적극 활용해 역사문제도 단호한 자세로 해결하는 선순환으로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이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에서 궤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이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에서 궤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지난 2021년 7월 임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 '워싱턴 톡'에 출연해 한국군의 역량이 뒤처져 있다고 평가하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중국이 한국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사례가 300% 늘었고, 북방한계선(NLL)을 따라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의 증가도 목격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어 "이 모든 것은 작전계획에서 다뤄야 하는 것"이라며 "현재의 전략계획지침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올 3월 예정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역량은 분명한 위협이라면서 동맹은 축소됐던 연합훈련의 일부 재개를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또 유엔군사령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대북제재를 집행할 권한이나 책무가 없다면서 유엔사가 남북 관계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한국 여당 내 주장을 일축했다.

뼛속까지 군인으로 불리는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내면서 한국 땅에서 작계에 따른 실무를 직접경험했고 군사작전에 조예가 깊어 그의 통찰은 진지하게 경청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한편, 북한이 새로운 정권의 대응의지나 태세를 떠보기 위해 인수위 초기나 집권 직후 저강도나 중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

처음부터 새정부를 길들여 북한 자신이 협상의 주도권을 높이려는 의도하에 진행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따라서 새정부는 북한의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에 대비한 대응지침과 전략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 주도권을 선점하는 데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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