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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맛 다이어트,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2 06:00

수정 2022.03.12 06:00

매운 맛 다이어트,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파이낸셜뉴스] '매운 음식을 즐겨 먹으면 살이 빠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매운 음식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의 효능이 주목받으면서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매운 맛을 과도하게 즐기다 보면 체중감량은커녕 역효과만 볼 가능성이 높다.

■캡사이신 등 매운 성분, 지방분해 효과
캡사이신 자체만 두고 보면 체중감량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된다. 미국 와이오밍대 약대 연구에 따르면 고추 속 캡사이신 성분은 에너지를 축적하려는 백색지방이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갈색지방으로 바뀌게 유도하는 수용체 TRPV1을 활성화시킨다.
이밖에 마늘 속 알리신, 후추의 피페린 등도 같은 수용체를 활발히 만든다.

또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액순환을 도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지방 분해를 촉진하기도 한다. 미국 오클라호마대학 연구에선 캡사이신이 함유된 고춧가루알약을 복용한 실험집단은 상대 집단보다 278kcal를 더 소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고춧가루 알약은 1알로 80분 걷기나 25분 달리기에 해당하는 열량 소모 효과를 냈다.

실제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캡사이신 다이어트로 40kg 감량에 성공한 바 있다. 그는 다이어트 당시 핸드백 속에 고춧가루를 넣고 다니며 음식을 먹을 때마다 뿌려 먹는 '캡사이신 예찬론자'였다.

■매운 맛 다이어트, 성공률 낮아
하지만 주변에서 매운 맛 다이어트로 성공한 사람은 보기 힘들다. 캡사이신을 활용한 다이어트는 무조건 맵게 먹는다고 해서 살이 빠지는 게 아니다. 식단 조절은 기본, 여기에 매운맛을 곁들였을 때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365mc 영등포점 소재용 대표원장은 "매운 음식을 자주 먹으면 화장실을 자주 가 이를 살이 빠지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이는 캡사이신이 체내에서 잘 소화되지 않아 나타나는 과정"이라고 했다.

더욱이 한국인이 즐겨 먹는 떡볶이, 마라탕, 국물, 국수 등 매운 요리에는 소금, 설탕, 감미료 등 많은 양념이 대량 들어간다. 섭취 칼로리도 당연히 크게 높아진다. 캡사이신으로 태울 수 있는 열량은 소량이다. 양념 등이 추가되며 캡사이신으로 태울 수 있는 열량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게 된다.

소 대표원장은 "캡사이신이 많이 들어간 매운 음식에는 당분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단맛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은 매운맛으로 인한 고통이 마치 단 맛은 없는 것처럼 미각을 속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외식이나 배달음식이 아닌 가정 식단에서도 매운 요리만 단독으로 먹는 경우는 드물다. 대체로 떡, 쌀밥 등 탄수화물을 함께 섭취하는데 이는 결국 캡사이신보다 탄수화물과 양념 속 정제된 당분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결과로 이어져 비만해지기 쉽다.

■매운맛 다이어트 활용하려면
매운 맛 다이어트는 어떻게 해야 효과가 있을까.

소 대표원장은 "매운 채소나 양념 특유의 칼칼한 맛은 분명 밋밋해지기 쉬운 다이어트 식단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끼니마다 매운 채소를 함께 섭취하거나 고춧가루·청양고추 등으로 칼칼한 맛을 내는 양념으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캡사이신은 소화를 돕기 때문에 육류와 함께 먹으면 유리하다. 닭가슴살·소고기·지방이 적은 돼지고기 등을 먹을 때 생으로 곁들이거나, 함께 굽거나 볶아 먹는 것도 좋다. 고추는 지용성 식품으로 고추기름을 만들어 육류와 곁들이는 것도 궁합이 좋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식용유를 끓인 뒤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을 넣으면 된다.

단, 운동 전에는 매운 음식 섭취를 피해야 한다. 매운 음식이 살을 빼주는 효과를 낸다고 해서 부스팅 효과를 기대하려 운동 직전 이를 섭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소 대표원장은 "캡사이신, 시니그린 등 매운 맛을 내는 성분들은 위 점막을 자극하고, 대체로 소화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이들 성분이 소화되기 전 운동하면 복통과 속쓰림, 심한 경우 구토까지 겪을 수 있으므로 운동 후에 먹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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