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와 상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를 생산해 수출하는 국가들이 큰 이익을 챙기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석유와 가스에서 니켈, 팔라듐에 이르는 상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와 급격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가운데 생산국들은 수혜를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방국의 제재로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곡물, 금속, 비료 공급이 끊길 위험이 커지자 원자재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반도체와 촉매전환기에 사용되는 팔라듐의 40%를 생산하며 니켈과 알루미늄의 주요 생산국이다. 우크라이나 또한 밀과 해바라기씨 같은 곡물의 주요 생산국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경제를 흔들기 위해 제재를 단행하고 있다.
저널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앞으로 중동의 걸프만 주변국과 캐나다, 호주 같은 국가들이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50%를 석유와 가스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이 지속될 경우 마이너스(-)4.9%였던 지난해의 재정적자에서 올해는 두자리수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아부다비상업은행 이코노미스트 모니카 말리크가 밝혔다.
또 에너지 가격 상승은 미래지향 도시인 네옴의 건설을 꿈꾸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계획에도 힘을 실어주고 재생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경제 다변화를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 모두 밀과 금속 수출국으로 이달 캐나다의 무역 수지는 원자재 가격 상승 덕에 50억 캐나다달러(39억달러)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방으로 세계 최대 탄산칼륨 생산국 중 하나인 벨라루스가 대유럽 수출을 중단한 상황에서 캐나다 비료업체 뉴트리엔은 지난해에 비해 70만t 늘어난1430만t으로 증산한다는 계획이다.
원유에 재정을 의존하고 있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뿐만 아니라 미국도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을 볼 국가라고 저널은 전했다. 미국의 대유럽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은 큰 활기를 띠고 있다.
그렇지만 이 신문은 식량과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고 제조업체들은 원자재와 운임이 비싸지는 이중고를 겪게되면서 아시아와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패자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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