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미공시 매도 사태에 일침
최근 일부 상장사가 가상자산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를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증시 상장사의 가상자산 발행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장사가 가상자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기존 주주와 가상자산 보유자 모두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자본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 김갑래 연구위원은 '상장법인 가상자산 발행규제의 필요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내 한 상장사가 가상자산을 공시 없이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렇게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배당을 확대해 시장의 우려를 자아냈다"며 "상장사는 가상자산 발행행위를 둘러싼 규제 리스크를 주주 및 가상자산 보유자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위메이드가 공시 없이 대규모의 위믹스(WEMIX)를 매도한 일을 두고 나온 주장이다.
김갑래 연구위원은 △상장사가 공시 없이 가상자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가상자산 매출 확대 이유로 배당을 늘리는 이사회 결의를 했으며 △가상자산 보유자를 위한 환원정책이 예정 발행량을 줄이는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상장사가 가상자산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가상자산 플랫폼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만 사용될 지에 대한 감시·감독이 어렵다"며 "이에 따라 회사에 자금을 조달해 준 주주와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위해 자금을 조달해 준 가상자산 보유자 간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상장사가 가상자산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하며, 만약 상장사가 가상자산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면 거래소 상장규정 등을 통해 공시규제 및 행위규제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또 "해당 상장법인의 보유물량 미공시 매도행위는 가상자산 공시규제의 공백을 악용한 것"이라며 "불법은 아니지만 윤리경영 원칙에 명백히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메이드는 이같은 논란에 대해 앞서 위믹스를 대량매도 한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분산 매도 했으며, 배당정책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진행하는 가운데 주주 환원의 의지로 배당성향 30%를 정책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 국내외에서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이 발의되는 가운데, 다수의 법안이 공시의무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데 법이 통과된다면 미발행 보유물량 판매는 불법이 된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에 따라 가상자산업법의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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