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 조직 대폭 축소 예고
수십만 공무원·공기업 취준생
"지금보다 경쟁률 더 높아질 것"
일반기업 준비생들은 기대감
"중기·중견기업도 채용 늘수도"
수십만 공무원·공기업 취준생
"지금보다 경쟁률 더 높아질 것"
일반기업 준비생들은 기대감
"중기·중견기업도 채용 늘수도"
당장 민간주도 경제성장을 표방한 새 정부의 기조에 따라 수십만명에 달하는 공무원·공기업 취준생들이 채용 규모가 줄어들까 불안에 떨고 있다. 차기 정부가 현재보다 대폭 규모를 축소한 '작은 정부'를 지향, 앞으로 채용 규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공포다. 가뜩이나 좁은 공무원 채용문이 더욱 쪼그라들 것이라는 우려다. 반면 코로나19로 취업 기회조차 잡지 못했던 일반기업체 취업 준비생들은 민간 취업시장에 따뜻한 봄이 올까 기대감이 높아졌다.
13일 공시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선 이후 공기관 취업 파이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공무원 준비생 A씨는 "생각보다 공무원 채용인원이 더 줄어들 것 같다는 불안이 크다"면서 "공시생 커뮤니티에도 그런 우려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지금도 박 터지는 경쟁률이 더 높아질 게 뻔하다"며 "중소기업 같은 사기업을 준비하는 게 나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시생들의 이 같은 걱정은 새로 출범할 정부가 '작은 정부'를 표방하기 때문이다. 작은 정부에선 인원이나 지출을 감축해 정부 영역과 기능을 축소한다. 재정지출 비율이나 공무원 수 등이 평가 기준이다.
또 다른 공시생 B씨는 "이제 공무원 채용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 것 같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공무원을 너무 많이 뽑은 데다 기존에 있던 공공기관 비정규직들도 정규직으로 전환해서 자리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열심히 해서 합격해야만 할 것"이라며 "어렵게 일반기업에 취직해도 박봉인 경우가 많으니 차라리 안정적인 직업을 택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올해 5672명을 뽑는 국가직 9급 공무원 공채시험에 16만5524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29.2대 1에 달한다. 경쟁률은 과거보다 줄고 있지만, 공무원시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청년 취준생 86만명 가운데 3명 중 1명이 공시생이다.
반면 민간기업 취준생들은 기업 친화적으로 확 바뀐 분위기에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윤 당선인은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기업 중심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현 정부가 일자리를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공공일자리로 단기직에 노인일자리만 양산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취준생 C씨는 "각종 규제가 줄고 기업하기 좋아지면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 티오도 다양하게 늘지 않을까"라며 "물론 한순간에 갑자기 채용이 확 늘거나 하진 않겠지만, 지금보다는 낫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주120시간 노동 등 발언으로 노동 강도가 우려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공시생, 취준생의 '필수스펙'인 토익·토플, 한국사능력시험 등 공인성적 인정기간이 통상 2년에서 5년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공인성적 갱신에 대한 심리적 압박, 시험 응시료 등 경제적 부담 등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민간기업이 자율적으로 통상 2년인 공인성적 인정기간을 3년에서 5년 등으로 연장할 경우 정부 지원사업 및 우수기업 인증제도 가점 부여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의 참여도 유도할 예정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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