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조선일보 보도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13일 조선일보에 서 실장이 전날 윤 당선인에게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교안보 현안을 브리핑하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서 실장은 윤 당선인에게 한·미 간에 공유한 북한의 도발 정황에 대한 정보 분석 결과를 보고하면서 "문재인 정부도 상황을 심각하게 본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서 실장의 브리핑을 매우 유의 깊게 들었고 서 실장에게 여러 가지 질의를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 서 실장이 국가정보원장 시절 만난 적이 있다.
한미 군 당국은 11일 "북한이 2월 27일과 이달 5일 시험발사한 탄도미사일이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 체계와 관련돼 있다"고 발표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가장한 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 시험발사를 앞두고 관련 성능을 시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신형 ICBM인 '화성-17형'은 추정 사거리가 1만5000km 이상으로 미 본토 전역이 타격권이다. 미국은 ICBM 발사를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하고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선 북한이 갱도 중 일부를 복구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또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 잠수함 건조 기지인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일대에서도 특이 동향을 감지해 최근 감시 수위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북한의 ICBM 도발 동향과 관련해 혼선을 빚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언론 브리핑에서 기자들이 '전날 윤 당선인이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것과 관련해 당선인의 발언이 있었느냐'는 물음에 김 대변인은 "비공개 사항"이라면서 "후보 시절에 늘 상황이 터지면 적극적으로 말씀드렸던 입장을, 당선인 때까지 유지하는 것은 저희가 절제하고 배려해야 하는 상황에선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 그것으로 갈음해 달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기자들이 "대변인을 통해 '특별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 북한이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고 했는데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면 후속 방안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뭔가 착오가 있는 모양"이라며 “대변인이 얘기하기 전에 뭐라 보고받은 바가 없다. 며칠 전 발사한 발사체 관련해선 이미 입장 표명을 했다. 더이상의 입장 표명에 대해서는 제가 한 바가 없다"고 답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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