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일본에서 학생들의 속옷 색과 두발을 엄격히 제한해 인권침해 논란이 커지자, 도교 일부 고교들이 이러한 '블랙 교칙'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닛케이,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지난 10일 정례회의를 통해 도립 고교들이 보유한 블랙교칙 5개 항목을 오는 4월 신학기부터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위는 지난해 3월부터 한 달간 도립고교 240곳을 대상으로 블랙교칙 보유 여부 등 학교 규칙과 지침을 점검했다. 그러자 216곳이 블랙교칙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위가 지정한 블랙 교칙은 Δ머리를 검게 물들이도록 하는 것 Δ선천적으로 머리색이 검지 않거나 천연 곱슬일 경우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 Δ속옷의 색을 학교가 지정하는 것 Δ귀 위의 옆머리만 짧게 자르는 투블럭 스타일을 금지하는 것 Δ'고교생답다' 등의 애매한 표현을 사용해 학생을 지도하는 것 Δ근신은 교내가 아닌 자택에서 행하는 것 등 총 6개 항목이다.
각 학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로부터 해당 교칙 폐지 여부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머리색 등을 증명하는 '지모 증명서'를 제출하는 것을 제외한 5개 항목을 모두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학생과 학부모 측으로부터 "해당 규칙은 남겨줬으면 한다"는 요구가 있어 20개 학교가 유지하기로 했다.
앞서 블랙교칙은 지난 2017년 오사카의 한 공립고등학교에 다니는 여성이 두발 지도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날 때부터 갈색 머리인 이 여성은 검은색으로 염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여성은 "학생 지도를 명분으로 괴롭힘당했다"며 학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2월 오사카 법원은 약 33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외에도 나가사키에 있는 공립학교 238곳 중 60%가 '하얀 속옷' 규정을 둔 것이 밝혀져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한 학생은 체육복으로 갈아입을 때 교사들이 하얀 속옷을 입었는지를 확인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블랙 교칙 철폐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으며, 논란이 가중되자 도쿄도가 먼저 폐지 결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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