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 군사 지원 요청설 돌자… 美, 中에 "대가 따를것" 경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4 18:08

수정 2022.03.14 18:08

러, 우크라 침공 3주 지나면서
일부 무기 재고 바닥났을 가능성
中 "금시초문" 오히려 美 비판
"佛·獨, 외교적 중재 노력하지만
美 갈등 유지 우크라에 무기 공급"
미중, 로마 고위급 회담에 주목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박종원 기자】 3주 가까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방 제재에 맞서 중국에 협력 강화도 제안했다. 중국은 군사 지원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오히려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 장비 제공을 비판했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에 생명선을 제공하면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 중국이 얽히고설키는 모양새다.
미중 양국 고위급은 14일(현지시간) 회담에서 이런 실타래를 풀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 정부가 중국에 군사 장비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사 장비뿐만 아니라 다른 지원도 요청했다면서 구체적인 지원품 목록은 밝히지 않았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이 러시아를 도울 수 있다는 징후가 포착되었고 미 정부가 이를 동맹들에게 경고를 검토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러시아 일부 무기들의 재고가 바닥났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중국이 러시아제 무기를 많이 수입하고 있지만 고급 미사일과 드론 분야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주미 중국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지원 논의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오히려 관영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프랑스, 독일 등이 위기 탈출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미국은 갈등이 유지될 수 있도록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국이 지난 12일 최대 2억 달러를 우크라이나 방위를 위해 배정키로 한 것을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체코도 3155만 달러를 추가 군사 원조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는 중국과 협력 강화도 요청했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같은 날 서방의 제재로 인해 자국 보유 6400억 달러(약 719조9000억원) 중 절반에 당하는 3000억 달러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면서 "중국과 파트너십을 통해 우리가 달성한 협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방이 시장을 폐쇄하는 상황에서도 협력을 더 강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표면적으론 중립 모양새를 취하지만 실제로는 러시아 편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회담 후 공동 성명을 내고 양국의 협력에 "제한이 없다"고 강조하가도 했다. 미 컨설팅업체 중국전략그룹의 크리스토퍼 존슨 대표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 관계가 1960년대 이후 가장 돈독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현재 푸틴의 실각을 걱정하고 있다며 푸틴이 무너진 이후 북방에서 옛 소련 붕괴 이후 가장 심각한 혼란이 생길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 CBS,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어떤 형태의 물질적, 경제적 지원을 실제로 하는 범위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제재 회피를 도울 경우 분명한 대가가 있을 것임을 중국에 직접, 비공개로 전달하고 있다"고 다시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14일 로마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양국 회담 테이블에는 우크라이나 문제, 미중 경쟁,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관련 동향 등이 올라올 것으로 관측된다. 성 김 미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류사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지난 10일 통화를 갖고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움직임 등을 비판하면서 중국의 공개 규탄을 촉구했었다.


다만 설리번 보조관과 양 정치국원이 그 동안 양국 갈등을 관리하고 현안을 조율하기 위한 연락 채널로 활용돼 왔고, 이전 회담에서 공감대보다는 이견을 노출하며 험악한 분위기가 나온 점 등을 고려하면 당장은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외신은 내다봤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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