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애인 코로나 치명률 23배 높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14 18:25

수정 2022.03.14 18:25

10명 중 7명 만성질환 시달려
집단감염 쉽게 노출되고 취약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장애인의 치명률이 일반 확진자 대비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확률이 일반 확진자보다 월등히 높지만 고위험군에 포함시키지 않고, 돌봄 문제를 해결할 대책도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실이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로부터 제출받은 '월별 코로나19 확진된 장애인 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에서 지난 1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 사망자는 315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로나19 확진자 8897명이 발생해 치명률(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3.5%로 확인됐다. 이는 일반인 대비 약 23배 높은 수치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 치명률은 0.15%이다. 장애인 사망자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이 나타난 지난 2, 3월 자료가 누락돼 정확한 비교가 어렵지만 여전히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치명률이 높은 확진자를 중심으로 집중 관리를 펼치고 있지만 장애인은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가 지정하는 집중관리군은 △60세 이상 고령층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자 중 지방자치단체에서 집중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환자 등이다.

장애인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감염병 그 자체에 더 취약하다. 보건복지부의 2020년 장애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10명 중 7명이 만성 질환을 갖고 있다. 게다가 시설에 거주 또는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집단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달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사망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동구에서는 50대 시각장애인 A씨가 선별진료소로 가던 중 길에 쓰러져 숨졌다. A씨는 치매를 앓는 부모가 확진 판정을 받자 PCR 검사를 받으러 집에서 2㎞ 거리에 있는 선별진료소에 가던 길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명률이 높아지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장애인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립재활원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에 '매우 많이 걱정한다'고 답한 장애인은 41.6%로 비장애인보다 2배 넘게 높았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에 이용하던 돌봄서비스가 중단된 장애인들을 위해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총 15개 시·도 사회서비스원을 통해 긴급돌봄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소 보건 인력도 채워지지 않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돌봄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장애인 확진자의 경우 활동지원사 지원 등 서비스도 받기가 어렵고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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