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6일(이하 현지시간) 급등세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무리 지으면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앞으로 남은 6차례 FOMC에서 매번 금리를 올릴 것임을 예고했지만 시장은 동요하지 않았다.
특히 회의 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가 긴축 충격을 흡수할 만큼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라앉히는데 일조했다.
상승 흐름을 타던 뉴욕증시는 이날 오후 2시(한국시각 17일 새벽 3시) 연준이 금리인상과 함께 6차례 추가 인상을 발표하자 일시적으로 주춤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상승폭이 크게 좁혀졌다.
그러나 오후 2시 30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파월 의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억제에 통화정책의 무게가 실릴 것임을 예고했다. 다만 미 경제가 그런 충격을 견딜 만큼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미 경제가 탄탄하다는 파월의 평가는 주가 폭등을 불렀다.
CNBC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전일비 518.76p(1.55%) 상승한 3만4063.10, S&P500지수는 95.41p(2.24%) 뛴 4357.86으로 올라섰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상승폭이 더 커 487.93p(3.77%) 폭등한 1만3436.55로 장을 마쳤다.
중소형주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3.1% 넘게 급등해 2030.72로 마감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부르는 변동성지수(VIX)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3.16포인트(10.59%) 폭락한 26.67로 내렸다.
업종별로는 유가 약세 속에 에너지 업종이 0.43% 하락하고, 유틸리티 업종 역시 0.17% 약보합 마감한 것을 제외하면 S&P500지수 11개 업종 가운데 9개 업종이 일제히 상승세를 탔다.
특히 재량적소비재 업종은 3.35% 폭등해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고, 연준 금리인상 수혜주인 금융업종 역시 2.88% 급등했다.
기술업종과 통신서비스업종은 각각 3.32%, 2.93% 급등했다.
주식시장은 초기에는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 행보 전망에 움츠러들었지만 이후 판단을 바꿨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이 장기적으로는 경제에 치명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을 낮춰 주식시장에도 결과적으로 보탬이 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1946년 이후 S&P500지수 흐름으로 봐도 금리에 변동이 없거나, 금리가 인하되는 시기에 비해 비록 강도가 약하기는 하지만 금리 인상기에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탔다는 분석 역시 투자 심리를 북돋웠다.
금리인상으로 시중 금리 기준물인 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다. 0.08%p 올라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2.24%까지 뛰었다.
반면 유가는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4차협상을 이날 재개한 가운데 협상 타결 기대감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2.35% 내린 배럴당 97.56 달러로 밀렸고, 미국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45% 밀린 배럴당 95.04달러로 마감했다.
금속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금·팔라듐 가격은 하락했지만, 은·구리·백금 가격은 뛰었다.
미 동부시각 오후 4시 33분 현재 금은 온스당 4.50달러(0.23%) 내린 1925.20달러, 팔라듐은 17달러(0.70%) 하락한 239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은 선물은 0.052달러(0.21%) 오른 25.21달러, 구리는 0.117달러(2.59%) 뛴 4.63달러로 올랐다. 백금 가격은 18.70달러(1.87%) 상승한 1021.20달러를 기록 중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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