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전쟁에 곡물가격 급등
월가 "실적 개선株 투자로 헤지"
식품 유통·레스토랑·농기계 주목
월가 "실적 개선株 투자로 헤지"
식품 유통·레스토랑·농기계 주목
■글로벌 식품가격 사상 최고치..식량시장 '비상'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식품기업들은 최근 농산물값 급등과 인건비 상승, 물류차질 등으로 비용 부담이 상반기를 넘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식음료 제조업체 크래프트하인즈는 올해 비용 인플레이션을 연 10%대 초반으로 예상하면서 "상반기 비용 인플레이션 영향이 커 하반기보다 이익이 다소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배달피자 브랜드인 도미노피자는 "미국 내 식품 구입원가가 전년대비 8~10%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미국 경제 전반에 걸친 인플레이션이 예상돼 전례 없는 비용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해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0.7로 1년 전에 비해 20.7% 급등했다. 1996년 관련 지수를 집계한 이래 사상 최고치다.
밀, 옥수수, 해바라기씨유 등의 주요 생산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출에 차질이 우려되면서 곡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4.8%, 유지류는 36.7% 뛰었다.
러시아는 지난 14일 밀·호밀·보리·옥수수 수출을 6월 30일까지 금지하고 백설탕과 원당 수출은 8월 31일까지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 주도의 경제 제재에 맞서 사실상 식량 무기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진데다 비료 가격 상승, 원유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농산물 생산 원가가 뛰는 가운데 러시아 농산물 수출 금지까지 겹치면서 세계 식량시장은 말그대로 '비상'이 걸렸다.
곡물 가격 상승은 육류 가격 상승 등 연쇄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하다. 전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약 60%가 가축 사료용으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인플레 헤지할 실적 개선주 주목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빠르게 휴전한다고 하더라도 전쟁 후유증으로 인해 농산물 생산과 수출 차질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럴 경우 농산물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실적 개선주가 될 업종으로 △식료품 △레스토랑 △농기계 △농산업 △식료품 유통업을 꼽으며 12개 종목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먼저 식료품 관련주 가운데 제너럴밀스와 허쉬, 켈로그, 호스티스브랜드 등을, 레스토랑 관련주 중에는 블루밍브랜즈, 브링커인터내셔널, 스타벅스를 꼽았다.
앤디 베리쉬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외식을 꺼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올들어 레스토랑 관련주가 하락했지만 이는 시장의 과잉반응"이라며 "레스토랑 업계는 여전히 좋은 수요를 보이고 있고 기업들은 상당한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기계 관련주로는 애그코와 디어를, 농업산업 업체로는 번지가 추천됐다. 식료품 유통업체로는 알버트슨과 크로거가 수혜주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1년간 알버트슨 주가는 92%, 크로거 주가는 58% 뛰었다. 배런스는 "슈퍼마켓 체인인 이 회사들의 마진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비용인상분보다 더 큰 폭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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