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패스가격 높일수록 업체·스타강사 윈-윈 …'인강' 시장의 악순환

뉴스1

입력 2022.03.22 06:15

수정 2022.03.22 09:13

신규강사 영입 관련 이미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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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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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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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패스상품 가격인상 → 강사 수입 증가 → 스타강사 영입 → 패스상품 인기 상승 → 패스 가격인상 → 강사 수입 증가'

가칭 대학입시교육 상위 업체들의 패스상품 가격 순환 모델이다. '스타강사'를 보유한 상위 브랜드로 수강생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이 순환도 가속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학입시교육 상위 3사인 메가스터디교육(메가패스), 대성마이맥(대성올패스), 이투스교육(이투스패스)은 올해 패스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가격을 높여도 스타강사만 제대로 확보하면 수강생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패스는 수능을 대비해 인터넷강의를 무제한으로 수강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학생들은 스타강사가 플랫폼을 이적하면 강사를 따라 경쟁사 상품으로 갈아타길 주저하지 않는다. 스타강사들의 이적은 국내 프로야그 스토브리그 이적 시장에 비유될 정도다.

업체들도 어떤 스타강사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한 해 성적표가 갈리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보다는 스타강사 영입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간적 제약이 없는 인터넷강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스타강사 몸값은 계속 치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사수입은 패스상품 매출과 연동된다"며 "강사의 기여도만큼 수입이 책정돼 강사별 수익배분 요율은 제각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엔 일반적으로 7대3(회사·강사)이었지만 요즘엔 기준이 없다. 천차만별이다"고 말했다.

악순환은 반대방향으로도 성립한다. 패스상품 가격을 내리면 강사 수입이 감소하고 스타강사들은 경쟁사로 이적할 유인이 커진다. 패스가 안 팔리기 시작하면 업체는 막대한 돈을 들여 스타강사 영입에 목을 맬 수밖에 없게 된다. 이 과정에서 법적 다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결국 업체와 스타강사가 공유하는 '윈-윈 전략'은 패스가격을 더 올리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사들은 수입이 늘어 좋고 업체는 기를 쓰고 흥행 보증 수표인 '1타 강사' 영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메가스터디교육으로 스타강사들이 몰리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도 스스로 인정하는 부분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의 메가페스는 입시교육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해온 만큼 패스 가격대가 가장 높다. 2023학년도 수능대비 '메가패스 고3 베이직(환급형)' 정가를 전년보다 3만원 올린 62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일타강사로 손꼽히는 오지훈(지구과학), 배기범(물리), 백호(생명과학) 등 3명을 차례로 영입한데 이어 최근엔 화학 일타강사인 고석용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대성마이맥의 화학일타 정훈구까지 영입했다.

한때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보한 대성마이맥과 이투스교육도 패스 가격을 올리고 있다. 스타강사를 경쟁사에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대성마이맥는 '대성올패스' 대표상품 가격을 2020년 21만원에서 2021년 32만원(갤럭시버즈 제공), 올해 38만원으로 2년 만에 2배 가까이 올랐다. 교재 구입 캐시를 포함하는 '대성올패스 캐시50'도 전년보다 9만원 오른 6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투스교육은 2020년 만해도 '이투스1패스'를 23만원에 판매하기도 했지만, 현재 가격은 기본형과 프리미엄형(메타버스 접목) 각각 52만원과 78만원이다. 역시 2배 이상 올랐다.

업체들은 패스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단과학원 수강(현강)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고 항변했다.

수능 전까지 전 과목 강의를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는 만큼 40만~60만원대(교재비 별도) 상품 가격에 대해 소비자들 역시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 수강생은 "패스가격이 올라도 단과학원 한두 달치"라며 "학창시절 내내 수능이라는 입시를 향해 달려왔는데 1년에 50만원 지출이 비싸다고 느껴지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상위 브랜드로의 쏠림현상이 심화할수록 가격인상 여력도 충분해지면서 소비자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상위 업체 중심 수강생 쏠림 현상과 학령인구 감소로 일부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경쟁에서 승리한 업체들은 오히려 이전보다 나은 경쟁 환경을 맞게 됐다"며 "패스상품 단가를 월로 환산하면 4만~5만원 수준으로 앞으로도 인상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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