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인수 통해 우회상장 시도 관측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금융투자협회 장외주식시장 K-OTC에 등록돼 반년 만에 주가가 2000배 이상 폭등한 카나리아바이오(옛 두올물산)이 현대사료를 인수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카나리아바이오가 현대사료를 통해 우회상장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사료는 최대주주가 카나리아바이오 외 2조합으로 변경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문현욱 외 2인 및 기타주주가 보유주식 437만1093주(71.07%)를 카나리아바이오, 와이드필드조합, 하이라이드컨소시엄1호조합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양수도 대금은 총 1000억원 규모로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은 오는 5월4일이다. 거래 종결 이후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카나리아바이오 49.75%, 와이드필드조합 14.21% 등 총 63.96%다.
현대사료의 주가는 전날 개장 직후 상한가로 치솟은 바 있다. 상한가의 이유로는 당초 지난주 나온 경영권 승계 관련 공시 영향으로 해석됐는데, 알고 보니 최대주주 변경 작업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사료의 창업주가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한 뒤 하루 만에 경영권을 매각한 것이다.
현대사료의 주가는 이날 역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가 급등의 이유로 최대주주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사료의 새로운 최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는 K-OTC 시장에서 주가가 2000배 넘게 급등한 신화를 쓴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9월13일 K-OTC에서 107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달 18일 고점인 장중 30만원을 기록했다. 반년도 안돼 주가가 2804배 뛴 셈이다. 당시 두올물산의 시가총액은 29조5520억원에 달했다. 이는 코스피 시가총액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수준으로 10위인 기아(약 28조5781억원) 보다도 몸집을 불렸다.
현재 주가는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면서 약 12만원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시총은 여전히 12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웃돈다.
시장에서는 카나리아바이오가 현대사료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재입성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과거 빗썸 인수 등으로 알려진 두올산업(현 디아크)에 뿌리를 두고 있는 회사로 디아크는 현재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지만 카나리아바이오는 인적분할 이후 난소암 치료제 후보물질 '오레고보맙'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 입장에서도 정식 기업공개(IPO) 루트를 밟는 것보다는 상장사 인수를 통해 우회상장 등 '뒷문'으로 입성하는 것이 더 용이해 우회상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만약 카나리아바이오와 현대사료가 합병을 진행해 우회상장이 현실화된다면 현재 디아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은 현대사료를 통해 상장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한편 경영권을 쥔 카나리아바이오는 현대사료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사료는 전날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카나리아바이오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및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504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 총 904억원의 자금 조달을 결정했다. BW와 CB의 행사가액 및 전환가액은 각각 1만8635원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