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치킨집 운영을 접고 자식들의 대출까지 끌어 개인택시를 시작한 한 가장이 20대로 추정되는 승객에게 택시비 '먹튀'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범죄자 얼굴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빨리 자수하고 싹싹 비십시오"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최근 개인택시 사업을 시작했다는 제보자 A씨는 "작년 8월까지 작은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다가 코로나19로 인해 부득이 접고, 개인 신용대출과 지인 및 아들과 딸의 대출로 마련한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다"며 "선배 기사들이 택시비 안 내고 도망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했는데, 제가 불행히 그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A씨는 앞서 지난 6일 오후 8시쯤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20대로 보이는 남성 승객 B씨를 태웠다.
택시에 탑승한 B씨는 처음에는 청담동 소재 호텔로 가달라고 말했다가 이내 동대문구 제기동의 한 아파트로 가겠다고 목적지를 변경했다.
B씨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A씨에게 "동생을 데리고 다시 논현역으로 갈 테니 잠시 (목적지) 밑에서 기다려달라"고 요구했고 목적지에서 요금을 결제하지 않고 내렸다.
이에 A씨가 "뭐라도 놓고 가셔야지"라며 붙잡았지만 B씨는 "금방 올 것"이라고 말하고 사라졌다. 급히 안전띠를 풀고 B씨가 들어간 아파트 출입문으로 쫓아갔지만 결국 B씨를 찾지 못했다.
A씨는 "젊은 사람한테 해코지당할까 봐 끝까지 찾지 못했다"며 "저에게만 먹튀를 한 게 아니고 상습적으로 하는 사람 같았다. 택시비 못 받은 게 문제가 아니고 다른 기사들에게도 이런 못된 짓을 할까 봐 꼭 잡고 싶다. 이 일을 당한 뒤로 한동안 이 생각에 빠져 허탈하고, 약 오르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A씨가 운전한 거리는 약 13㎞로 이동 시간은 약 35분, 요금은 1만5400원이 나왔다. A씨는 현재 B씨를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사연을 들은 한문철 변호사는 "빨리 자수하라. 싹싹 빌라"면서 "어느 아파트 몇동 몇호 폐쇄회로(CC)TV에 얼굴이 찍혀 있다. 블랙박스에도 찍혀 있다. 1만5400원에 젊은 사람이 슬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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