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국회까지 불똥 튄 '대통령실 이전 논란'… "졸속 추진" vs. "안보공백 없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2 18:10

수정 2022.03.22 18:10

여야, 국방위 전체회의서 충돌
민주 "이전비용 496억은 꼼수"
국힘 "국민 소통 약속 지키는 것"
서욱 "너무 빨리 검토없이 추진"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두고 여야가 22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맞붙었다. 현 권력과 미래 권력 간 샅바싸움이 국회에까지 확전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중장기 계획이 없는 '졸속 추진'이라는 점, 막대한 나랏돈이 든다는 점 등 절차와 비용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국가 안보에 문제가 없는 데다 민주당이 소요 비용을 과도하게 추산한 것이라며 '국민 소통'을 위해 옮길 필요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정상적인 절차라면 두 달 내 이전이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 안에 이전을 요구받아 애로사항이 있다"고 하는 등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국방위는 이날 3시간 30분가량 전체회의를 열고 국방부와 합참으로부터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관련한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청와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방부와 합참도 연쇄 이동하게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절차와 비용,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 등을 두고 첨예하게 엇갈렸다.

민주당에서는 "사글세 방도 얻는데 3~4달이 걸린다"면서 '졸속 추진'과 이에 따른 안보 공백을 지적했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은 "사글세 방을 옮기는 데도 몇 달이 걸리는데 어떻게 국방부를 이전하는 데 두 달이 걸리냐"고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움직임, 우크라이나 사태 등 한반도 영향을 볼 때 우리가 철저하게 안보에 대비해야 할 시기"라며 "과거에 국보위에서 군사작전 하듯이 졸속으로 이전하는 것에 큰 문제가 있고 안보공백을 반드시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인수위가 이전 비용으로 496억원을 추산한 것에 대해서도 '꼼수'라고 비판했다.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말도 안 되는 496억원이다.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가 500억원 이하이기 때문에 '답에 문제를 맞춘 것'이다. 굉장히 꼼수가 있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국가 안보에도 공백이 없다고 되받아쳤다.

합참 차장 출신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추가적인 보안 소요는 있겠지만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건 김영삼 전 대통령부터 약속을 해왔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2개월 만에 옮겨가서 안보공백이 생긴다고 하는 것은 과장된 얘기"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은 국방부에서 이사 비용으로 118억원을 추산했단 점을 들어, 민주당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봤다. 박 의원은 "국방부에서 5000억원, 1조원을 말씀하신 적이 없고 118억원이면 이사할 수 있다고 했다"며 "합참에서 군 대비태세에 준비가 잘 됐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안보에 구멍이 없는 것으로 이해하겠다"고 말했다. 용산 이전에 따른 각종 논란 차단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욱 장관은 두 달 안에 국방부 청사를 옮기고, 합참을 연쇄적으로 이동하는 데 대한 부담을 나타냈다. 서 장관은 "이사를 하는 데 소요기간이 있지 않나. 그것을 국방부 구조상 (이사)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다. 이 시기에 겹치는 일들이 있어서 걱정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4월 북한 태양절, 한미 연합훈련 등 안보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시기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군사적인 어려움 또한 있다고 했다. 서 장관은 "군사적으로는 물리적인 어려움이나 우려가 있다. 짧은 시간을 요구받기 때문에 애로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 부지, 합참 건물로 이전하고 합참이 연쇄적으로 이동하려면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서욱 장관은 "재배치된 부서를 통합하는 것에 예산이 더 든다. 합참 이전 비용은 1200억원보다 훨씬 많이 든다"고 했다.
현재 합참 건물을 짓는 데 2010년 단가로 1750억원이 들었는데, 그 이상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