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발표에 서울시-용산구 입장차 엇갈려
시 "2040 서울플랜엔 변화 없어"
구 "시위·교통통제 등 불편 예상"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이전이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기존 개발계획에 미칠 영향을 놓고 서울시와 용산구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시는 '추가 규제는 없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입장을 전제로 기존 용산구 개발계획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해당 자치구인 용산구는 경호와 안보상 문제 등으로 국방부 인근 재개발 계획 무산 등을 우려하며 이전에 따른 실무 검토에 착수했다.
시 "2040 서울플랜엔 변화 없어"
구 "시위·교통통제 등 불편 예상"
22일 서울시와 용산구에 따르면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 발표 이후 현재 추진중인 용산구의 크고 작은 개발계획들에 미칠 영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용산구 일대에는 국제업무지구와 용산공원 조성, 용산역과 신사역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B노선 신설 등이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후에도 추가 규제가 없는 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포함한 '2040 서울플랜'의 변경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산 개발 등을 포함한 '2040 서울플랜' 수정 가능성에 대해 검토했지만, 추가 규제가 없는 한 변경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돼 왔으며, 청와대가 이전하더라도 추가 규제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2040 서울 플랜'에서 여의도와 용산정비창을 국제업무 기능과 연계해 '글로벌 혁신코어'로 조성키로 했다. 또 용산정비창 개발로 확보되는 가용 공간 등을 활용해 여의도의 부족한 가용공간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지난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인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부동산 경기 침체, 자금난 등 겹치면서 사업이 무산된 바 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용산미군기지 공원화사업은 집무실 이전으로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토부는 용산공원 조성까지 7년이 걸릴 것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했지만 대통령 인수위원회 측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용산구는 개발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강경하게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군 기지 이전으로) 용산이 기지개를 켤 기회가 왔는데 집무실이 들어오면 개발 계획이 무산되거나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당선인이 추가 규제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교통 통제부터 청와대(용산 집무실) 앞까지 늘 데모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전과 관련해 아무 이야기도 못들었는데, 뒤치다꺼리만 하는 것이 소통이냐"고 반발했다.
용산구는 주민 의견 수렴, 관계 기관 협의 등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실무 구상에 들어갔다. 용산구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되면 지역 주민의 여러 불편이 예상되는 데도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대응 방안을 정해 용산구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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