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현재도 합격률 절반인데
직장인, 시험 통과 가능성 희박"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온라인·야간 법학대학원(로스쿨) 도입 공약에 대해 법조계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행 로스쿨 제도 안에서 온라인·야간 로스쿨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시험 통과 가능성 희박"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달 24일 정책공약집을 통해 "계층 사다리를 극복하기 위해 '서민 로스쿨'을 만들어 로스쿨 문을 활짝 열겠다"고 밝혔다. 직장인·취약계층 등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법조인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온라인·야간 로스쿨 제도의 도입에 앞서 문제가 되고 있는 기존 로스쿨 제도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5년간 시행한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이 약 49%에서 54%로 절반 정도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야간 로스쿨을 통해 입학 기회를 확대해도 이들이 변호사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온라인·야간 로스쿨에서 학업과 생업을 병행할 경우, 불충분한 학업으로 변호사 시험에 통과할 수 없다"면서 "적은 등록금으로 변호사 시험 응시 기회만 취득하고 실제 학업은 사교육을 통해 하는 등 본래 공약의 취지가 변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교육이 장기간 사용해온 장학금, 생활비 지원 등을 늘리는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변호사가 소수인 한국의 환경에서 교양 수준의 법학 지식으로 법조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출구를 확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현재 선발시험인 변호사 시험을 의사, 간호사 시험처럼 자격시험으로 바꿔 합격률을 높이자는 의견이다.
류하경 변호사는 "합격률이 50%밖에 안 되는 현재 변호사 시험에 공부량이 부족한 직장인, 경제적 취약자를 야간·방통대 로스쿨에 입학시키면 대부분이 불합격한다"며 "불타는 집에 출구도 없이 사람을 막 집어넣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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