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번째 무력시위
즉각 안보공조 나서야
즉각 안보공조 나서야
이 마당에 신구 권력 갈등은 점입가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윤석열 당선인과 양자 회동에 대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측근을 직접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같은 날 윤 당선인은 "인사가 급한 것도 아닌데 바람직하지 않다"며 하루 전 한국은행 총재를 지명한 문 대통령의 인사를 비판했다.
지난 16일 오찬 회동이 취소된 뒤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이어 한은 총재 지명을 놓고 사전에 협의를 했느니 안 했느니 공방을 벌였다. 인수위는 24일 법무부의 업무보고를 거부하는 강수를 뒀다. 박범계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옹호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수사지휘권 폐지는 윤 당선인의 공약이다.
대통령직 인수인계는 차기 정부의 국정운영 성패를 가를 만큼 중요한 문제다. 대통령학 전문가인 함성득 교수는 "우리는 정권 인수기간의 준비 정도와 대통령 취임 후 국정운영 결과의 상관관계가 미국보다 더 높다"고 분석했다('제왕적 대통령의 종언'). 이 소중한 시간을 하릴없이 낭비하고 있다.
미국에 인수인계 모범 사례가 있다. 2008년 11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틀 뒤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오바마 당선인에게 보내 안보현안을 브리핑하도록 했다. 당선 엿새 뒤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두 사람이 직접 만났다. 이때 오바마는 경기부양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고, 부시는 이를 수용했다. 그 덕에 오바마는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경기부양법안에 서명할 수 있었다.
대통령직인수법은 "국정 운영의 계속성과 안정성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북한이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는 판에 신구 권력이 청와대 이전, 한은 총재, 감사원 감사위원을 놓고 다투는 것은 한가해 보인다. 꼬투리를 잡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다. 역지사지하면 길이 보인다. 당선인은 대통령의 임기를 존중하고,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한 당선인을 존중하면 된다.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통합과 협치를 주문했다. 두 사람 역시 약속이나 한 듯 통합을 강조한다. 지금 같아선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통합에 금이 갈 판이다. 이른 시일 내 조건 없는 문·윤 회동을 재차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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