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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디스크 환자, 무조건 수술?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6 09:00

수정 2022.03.26 09:00

[파이낸셜뉴스] #직장인 이 씨(42세, 남)는 지난 주 허리 통증이 극심해 앉아있기 힘들었고, 발바닥까지 찌릿한 느낌의 저림 증상이 발바닥까지 이어졌다. 증상을 찾아보니 허리 디스크인 거 같았다. 다음 날 병원을 찾기로 한 이 씨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될까 봐 걱정스러웠다. 의사의 진단은 허리디스크가 맞았으나 다행히 비수술치료로도 가능하다는 말에 안도했다.
[척추·관절 100세 설계]디스크 환자, 무조건 수술?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

실제 허리디스크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이렇게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는 환자들이 많다.
대부분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장기간 재활로 인해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한 걱정이 많다. 또한 허리디스크 진단은 곧 수술치료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병원을 찾는 전체 디스크 환자 중 실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극히 소수에 불가하다.

허리디스크의 수술 여부는 환자의 자각증상과 이학적 검사, MRI 정밀검사 등의 결과를 토대로 결정된다. 수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디스크 파열 여부와 신경관이 얼마나 좁아졌느냐 하는 점이다. 신경관이 70~80% 이상 좁아진 경우라면 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나 사실상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수핵이 단순히 빠져 나오거나 팽창된 상태로 통증이 약하고 잠깐씩 있다 없다를 반복하는 정도라면 비수술 치료로도 충분히 통증을 제어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과 함께 휴식으로 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준 뒤 허리와 척추의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약해진 부분을 보강해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비수술 치료법인 경막외 감압술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디스크 환자의 90% 이상이 이런 비수술 치료로 상태가 호전되지만 오랜 기간 진행된 퇴행성 디스크의 경우, 꾸준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통증이 심각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정확한 진단 후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 침습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 척추 질환 수술은 기존 치료 방법의 단점을 개선한 척추 내시경술을 적용하고 있다. 절개가 아닌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뤄지는 만큼 출혈이 거의 없고, 흉터가 작아 회복 속도가 빠르고 입원 기간이 짧아 일생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척추 질환은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평소 척추에 나쁜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병이 재발하기 쉽다.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평소 허리 근력을 길러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변재철 원장(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 정형외과 전문의)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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