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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줄기세포가슴성형, 병원 선택 신중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6 07:00

수정 2022.03.26 07:00

[칼럼] 줄기세포가슴성형, 병원 선택 신중해야


[파이낸셜뉴스] 요즘 얼굴성형 못잖게 많이 하는 미용시술이 가슴성형이다. 몸매가 말해주는 '그 사람의 느낌'은 '특정 얼굴 부위의 아름다움'을 압도하는 게 있다.

가슴성형에서 가장 일반적인 유방 보형물 이식은 엄밀히 말하면 '죽어 있는 이물질'을 생기 흐르는 가슴 조직에 묻어 놓는 것과 다름없다. 이에 보형물 삽입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고, 수술한 티가 나지 않고 자연스러운 형태를 연출하며, 체형성형의 효과까지 내는 '줄기세포 가슴성형'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보형물 수술은 수 년이 지나면 보형물의 파열과 그 내용물의 누출, 보형물을 감싼 주위 조직이 공 모양으로 단단해지는 구형구축, 보형물 자체가 주는 이물감과 잠재적인 염증 유발 가능성으로 시술받은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그에 반해 줄기세포 가슴성형은 복부, 엉덩이, 허벅지 등에서 잉여 지방을 추출해 순수 지방세포와 줄기세포로 분리한 다음 가슴에 지방세포를 이식하기 직전에 최적의 비율로 줄기세포를 배합해줌으로써 생착률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수술이다. 복부나 옆구리의 군살을 덜어내 볼륨감이 부족한 가슴 부위로 옮겨주므로 체형성형에 안성맞춤이다.

줄기세포성형의 원리나 취지야 좋지만 방법이 틀리면 매사가 허사다. 섬세한 프로세스로 지방이 상하지 않게 뽑고, 선도를 유지해 적시 적소에 순수 지방세포 및 줄기세포 배합물을 이식하는 게 성패를 좌우한다.

지방 채취 과정에서 지방세포를 가급적 많이 살리려면 발열과 진동이 적은 원심분리기를 써야 한다. 지방을 흡입하는 의사의 술기가 좋아 신속하고도 부드럽게 지방을 빼내야 한다. 전체적인 흡입 및 추출 시간, 추출 후 이식하는 시간이 단축돼 공기 중에 세포 노출이 최소화돼야 이식 후 생착률이 좋아진다.

지금 이 수술을 표방하는 대다수 성형외과나 미용외과에서 생착률이 70%를 넘는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가능한 곳은 국내서 찾아보기 매우 힘든 실정이다. 장비부터 의사 및 테크니션의 술기, 이를 운용하는 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갖추는 게 결코 쉽지 않아서다. 상당한 비용과 시간, 인력, 참여자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70% 실현이 가능하다.

실망스럽게도 줄기세포 성형에 대한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단순 냉동보관한 지방을 녹여 나중에 수술에 활용하는 곳도 있고, 수술을 쉽게 또는 지방세포 수가 많아 보이게 하려고 순수 세포에 물을 넣어 희석하는 병원도 있다. 수술시 과도하게 지방을 많이 주입한 나머지 거대오일낭종이나 지방뭉침 현상을 초래하는 곳도 있다. 수술이 잘못되면 병리적 조직을 제거하기 위한 재수술이 필요하며, 결손된 곳을 다시 신선한 세포로 메우려 해도 지방을 채취할 곳이 없어 애를 먹게 된다. 이에 수반되는 시간과 비용,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따라서 시술할 병원 중 옥석을 가려내는 게 중요하다.

만약 줄기세포 가슴성형을 하고도 순수 지방 및 줄기세포가 남는다면 영하 196도의 초저온에서 냉동보관해주는 셀뱅킹에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중에 얼굴이나 미흡한 가슴의 미용성형에 활용할 수도 있고, 통증치료에도 쓸 수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생애주기에 맞춰 난치성 또는 퇴행성 질환 치료에도 이런 세포를 동원할 수 있다.

/신동진 SC301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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