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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산업·에너지·일자리 밑그림
노동 정책 대전환 예고
최저임금 등 ‘제로섬게임’ 타파
보육세 신설 등 인구대응도 주장
김현숙, 朴정부때 노동개혁 주도
주52시간 등 다수 정책 손질 예고
기업인 포진·탈원전 백지화
SK출신 유웅환·왕윤종 발탁
ESG경영 등 기업 혁신 중책
정용훈·김지희 원전강국 앞장
국가 에너지대계 새로 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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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등 기업 혁신 중책
정용훈·김지희 원전강국 앞장
국가 에너지대계 새로 짤 듯
윤석열 시대 산업·에너지·일자리 밑그림을 짤 인물 면면을 보면 전 정부 정책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자유시장경제와 민간 주도형 산업정책으로 전환해 기업 자율성이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에너지분야는 원전강국 재건과 신재생에너지의 조화가 핵심 키워드다. 경직된 노동시장은 유연하게 바뀌고, 청년실업·저출산 대책을 실용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는 일찍부터 한국 경제를 수요부족형 경기침체로 진단하고, 청년실업·저출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노동개혁을 주도했던 김현숙 정책특별보좌관(숭실대 교수)은 노동유연성 완화를 위해 저성과자 해고 등을 추진했던 경력이 눈에 띈다. 새 정부 노동정책은 주52시간제 등 다수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전문·실무위원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와 김지희 청년위 위원(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위원)은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원전을 기저전원으로 에너지대계를 설계할 전망이다.
■시장경제 강화·기업 자율성 높아져
27일 경제와 업계 전문가들은 인수위 경제2분과 정책방향은 민간 주도형 자유시장경제 활성화, 탈원전 폐기, 경직된 노동시장 유연화로 요약된다고 밝혔다.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인 이창양 교수는 산업통상자원부 관료 출신으로 정책 역량을 갖춘 혁신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 교수는 제29회 행정고시에 수석 합격한 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 과장 등 15년간 공직 생활을 하고 하버드대 정책학 석사, 기술혁신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자유도와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 민간 주도형 실용적 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찍이 7~8년 전부터 한국 경제의 어려움은 '수요부족형 경기침체'라고 간파했다. '수요 부진→투자 부진→일자리 위축→임금 정체→수요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깨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청년실업은 결혼 지연·기피 현상으로 이어져 저출산을 가속화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통상임금,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최저임금 등 노사 이슈를 모아 노동시장 제로섬 게임을 타파할 노·사·정 빅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인 인구구조 대응전략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출산율 제고를 위해 양질의 유아기 보육, 기업의 보육시설 설치 등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고 보육세 신설도 논의하자고 했다.
■ESG·기업의 사회적 역할 강화
인수위원인 유웅환 전 SK텔레콤 ESG(환경·사회·지배구조)혁신그룹장(부사장)과 왕윤종 인수위원은 차세대 대한민국 ESG 혁신방안과 사회적기업을 강조한다. 유 위원은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미국 인텔에서 엔지니어와 수석매니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반도체 엔지니어링과 미래기술 관련 총괄임원을 거쳐 SK텔레콤 고문을 맡았다.
왕윤종 인수위원도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SK중국경제연구소장을 지낸 SK맨이다. '최태원 SK 회장의 경제 과외교사'로 불리며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사회적기업 팀장도 맡아 SK가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예비 우주인'으로 아쉽게 우주선에 탑승하지 못했던 고산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창업과학자)는 창업 멘토, 스타트업 대표로 전환한 인물이다. 10년간 청년 창업을 지원하고,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산업 밑바닥부터 경험해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 조성, 규제 혁파 등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탈원전 정책 비판…원전회귀 정책
인수위 전문·실무위원 중 에너지분야는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와 김지희 청년위 위원이 '탈원전 백지화 원전강국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원자력 분야 권위자인 정 교수는 문재인 정부 탈원전, 탈석탄, 재생에너지 확대 등 에너지 정책은 현실적 대안이 없다며 100점 만점 중 60점밖에 안된다며 사실상 낙제점을 줬다. 정 교수는 "문 정부 탈원전은 원자력 기술에 대한 가장 암울한 미래를, 재생에너지 확대는 가장 긍정적인 장밋빛 미래를 보고 만들었다"며 "탈원전·탈석탄·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공약을 정책 목표로 두면서 전문가들에게 최소한의 의견수렴도 하지 않고 모든 절차를 건너뛰었다"며 혹평한 바 있다.
김 위원은 윤석열 당선인 후보자 시절 찬조 연설에서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위원은 "(문 정부는) 순식간에 행정명령에 기반한 탈원전을 시작했다. UAE(아랍에미리트연합)에 수출됐던 우리의 자랑 APR1400은 '계륵' 신세가 됐다"며 "열심히 일해 온 연구자들은 마피아가 되었고, 월성 1호기는 경제성이 없다는 누명을 쓴 채 멈춰 섰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동개혁, 민간주도 일자리 창출
민간 주도의 일자리는 주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신산업 분야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이번 인선에서 박근혜 정부 당시 노동개혁을 주도했던 김현숙 숭실대 교수가 정책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취임 첫해 폐기를 선언한 이른바 '노동개혁 양대지침'을 추진한 인물이다. 이는 노동유연성 완화를 위해 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노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에서 관련 입법을 추진해 논란이 됐다. 특히 김 정책특보는 고용복지수석 시절 노동개혁을 진두지휘해 새 정부의 노동개혁 준비가 그를 중심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용노동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여성가족부 폐지와 청년도약보장금 등도 김 정책특보가 만든 정책으로 알려졌다.
향후 논의 과정에서 마련될 새 정부 노동정책 기조에 대해서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이미 현 정부가 역점으로 추진해온 주52시간제 등 다수 정책에 대한 손질이 예고된 상태다. 윤 당선인은 특히 노사 관계에 있어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갈등과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방침이다. 윤 당선인의 공약이 큰 틀에서 친노동 기조를 거둬들이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노동계와의 마찰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lkbms@fnnews.com 임광복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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