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 달 넘게 러시아의 침공을 막고 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중립국 전환 문제와 동부 돈바스 지역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타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돈바스 문제를 언급한 것은 영토 문제를 협상하지 않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 매체와 인터뷰에서 친러 반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을 언급했다. 그는 약 90분 동안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친러 반군이 장악한 돈바스 지역을 협상할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타협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를 중립국으로 전환하는 논의가 가능하지만 러시아에 병합된 남부 크름반도나 돈바스 지역 등 영토와 관련해서는 타협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이와 관련해 키릴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군사령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어있는 지역과 점령 지역 사이에 경계선을 두려고 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분단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빠르게 장악하지 못하면서 남부와 동부만 가져가는 시나리오를 꺼냈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젤렌스키는 중립국 지위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가 제삼자에 의해 보장돼야 하며,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 보장과 중립국화, 비핵보유국 지위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것이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어 사용을 허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협상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이 비무장을 요구할 경우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휴전 협상단을 이끄는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대통령 보좌관은 27일 발표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과 29~30일 5차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터키에서 대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발표 당일 우크라이나 대표단의 다비드 하라하미야 집권당 대표는 협상이 28~30일 진행된다고 알렸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화요일(29일) 회담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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